▶ 눈길산행 조난 60대한인
▶ 지폐까지 태우며 혹한 이겨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에서 이틀 간 혹한 속에 조난당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한인 김용준씨의 등반 전 모습.
60대 한인이 영하의 날씨 속에서 눈길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한 뒤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워싱턴주 레이니어 국립공원 관리국에 따르면 시애틀 지역 한인 김용준(66ㆍ타코마)씨가 지난 14일 마운트 레이니어(1만4,411피트) 등반 도중 실족, 약 500피트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가 조난 49시간만인 16일 오후 1시30분께 구조대에 발견됐다.
서북미 레이니어 산악회장인 김씨는 이날 산악회원 15명과 함께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 내 해발 5,400피트의 파라다이스 지역에서 눈신을 신고 등반하는 ‘스노슈잉’에 나서 대원들을 이끌고 일렬로 오르다가 오후 1시께 안개가 짙게 낀 상황에서 발을 헛디디면서 눈 덮인 비탈로 미끄러졌다.
당시 김씨는 일행과 무전교신을 통해 트레일 아래쪽에서 만나자고 말한 뒤 계속 하산하다가 또다시 발을 헛디뎌 500피트 이상 급경사로 추락, 조난을 당했다.
이날 오후 2시께 파라다이스 등반센터로 돌아온 김씨 일행은 30분 동안 김 회장과 교신을 시도하다가 연락이 닿지 않자 긴급 구조를 요청했고, 국립공원 구조대가 오후 3시부터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시속 50마일의 강풍에다 폭설까지 내려 수색에 어려움을 겪다가 만 이틀이 지난 16일 스티븐스 크릭 골짜기에서 김씨를 발견했다.
구조대는 김씨 발견 당시 악천후로 헬기 구조가 불가능하자 눈 덮인 산길을 따라 9시간여에 걸친 수송작전을 펼쳤다.
산 아래로 옮겨진 뒤 가족들과 귀가했다.
김씨는 조난상황에서도 지갑 안의 지폐를 태우면서까지 온기를 유지하는 기지를 발휘, 섭씨 영하 10도의 혹한에서도 이틀 밤을 견뎌내며 거의 멀쩡한 상태로 귀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씨는 이틀 동안 눈 위에 서있는 상태에서 제자리 뛰기를 하고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지피고 마지막에는 지갑에 있던 1달러짜리와 5달러 지폐를 태워 온기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백마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던 김씨는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스티븐스 크릭 골짜기로 떨어진 뒤 구조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다렸다”며 “군 생활에서의 생존훈련 경험으로 버텼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라이터를 가져가고 싶어 챙긴 게 도움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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