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 - 4.29폭동 20주년
▶ 실체없는 재단급조… 진정한 의미찾기 실종 우려
오는 4월29일 LA 폭동 20주년을 앞두고 LA 한인사회에서 4.29 20주년 관련 사업들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실체도 없는 4.29 재단을 급조해 나서는 등 역사적인 폭동 20주년 기념행사들이 내실 없는 ‘생색내기’로만 퇴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주 한인 이민사회에 씻지 못할 아픈 상처로 기록된 4.29 폭동에 대해 20년이 지난 아직도 진정한 의미와 교훈 찾기가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체 없는 재단 급조
지난 17일 LA 한인타운 내 한 호텔에서 일명 ‘APRIL 29 LA 기념재단’이라는 단체의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식품주류상 총연합회 일부 회원 등 10여명이 모였는데 참석자들은 “당시 주된 피해 당사자인 주류상 등의 삶이 잊혀졌다”며 “4.29 폭동 당시 피해상황을 제대로 알리고 한인 업주들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재단을 창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열린 창립총회에는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이사나 회원들이 끝내 나타나지 않아 창립총회 취지를 무색케 했고, 제대로 된 정관이나 조직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초대 회장을 맡은 허종씨는 한국 정부에 20만달러 지원금을 신청해 4.29 폭동 전시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해 사전 준비부족을 드러냈다.
또 스칼렛 엄 LA 한인회장 등 일부 한인 인사들이 영문도 모르고 참석했다가 서둘러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인식품주류상 총연합회의 윤성훈 고문은 “총연합회가 재단 창립을 후원 중”이라며 “피해자들이 4.29를 되새기길 원치 않아 궁여지책으로 재단을 먼저 창립하고 조직을 구성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실체는 없고 이름뿐인 재단을 급조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기념사업은 지지부진
그나마 4.29폭동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일부 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재정문제 및 한인사회 참여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커뮤니티의 평가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사이구위원회는 한인 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KCCD) 주도로 LA카운티, LA시, 흑인사회 등과 함께 ▲4.29 다큐멘터리 상영 및 피해자 녹취 ▲한-흑 교계 합동행사 ▲4.29 마라톤 대회 등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한미연합회 LA지부(KAC-LA)는 또 폭동 당시 한인사회 기록 자료를 영어로 번역해 한인 2세와 미국 주류사회에 4.29 폭동 진상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의 4.29 영구 보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사업이 한인 커뮤니티 전체적으로 통합된 구심점이 없이 개별 단체들 차원에서 따로따로 추진되고 있는데다 재정 및 한인사회의 관심 부족까지 겹쳐 구체적인 성과 없이 단체들의 생색내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4.29 폭동 재조명 작업을 벌여온 한인 데이빗 김 변호사는 “미국사회가 4.29 폭동을 외면해도 한인사회는 반드시 이를 기억해 후손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한인 주요 단체들이 힘을 합쳐 폭동이 남긴 상처와 의미 재조명, 타 커뮤니티와의 관계 개선, 피해자들의 재기 현황 알리기 등에 지속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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