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분야 선도 김성철 대표, 갱단 살인 누명 이철수
▶ 제임스 안, 전석호 회장, 케빈 김 BBCN 은행장
뜬 인물들
스러져간 인물들
2014년 한 해 한인사회에서는 많은 인물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고, 또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 인물들도 있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눈에 띈 활약으로 주목의 대상이 됐거나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한인들의 조명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한다.
[은행업계 대부 정원훈, ‘풍운아’ 조풍언 “굿바이”]
‘한인 금융계의 대부’로 지난 60여년간 한인 은행업계를 지켜 온 정원훈 전 새한은행장이 지난 8월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였다. 정 전 행장은 한인사회의 첫 은행이었던 가주외환은행을 필두로 한미·새한·뱅크아시아나 등 4개의 한인은행을 설립해 한인 금융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었다. 회화와 서예에도 능통해 한미와 새한의 로고를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42년 역사를 지닌 한인사회의 대표적 회계법인 중 하나인 ‘김앤리 회계법인’(Kim&Lee Corp.)의 김성철 대표가 향년 74세로 지난 10월24일 별세했다. 한인사회에 전문 회계법인이 전무했던 1972년 당시 처음으로 김앤리 회계법인을 공동 설립해 최대 한인 회계법인으로 성장시켜 한인 회계 분야의 산증인이자 선도자로 평가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치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풍운아’ 조풍언씨가 지난 10월14일 팔로스버디스 자택에서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조씨는 미 군수업체 ITT사에 장비납품을 하면서 무개중개업과 가든 스윗 호텔,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 등으로 운영하며 부를 쌓았으나 로비·특혜 시비에 휘말려 한국에서 실형을 살기도 했다.
또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청년단장으로 활약했던 강종민씨가 지난 8월7일 5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LA 한국의 날 축제준비위원장,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원, LA 한인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한인단체 활동을 해왔고 지난 2011년 목사안수를 받고 세계비전교회 협동목사를 맡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갱단 조직원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났던 이철수씨가 12월2일 별세했다. 이씨는 21세였던 지난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갱단 조직원이 살해당한 사건에서 용의자로 지목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교도소 내 살인사건이 계기가 돼 억울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의 끈질긴 구명운동으로 10년만인 지난 1983년 석방됐다. 이씨 사건은 아시안 커뮤니티 민권운동의 촉매제가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표적인 한인 비영리단체 중 하나인 한인건강정보센터를 설립해 초대 이사장은 지냈던 한응수 박사가 지난 2월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한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의사로 1948년 도미해 워싱턴 DC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주류사회에 한국인 의사로서 위상을 높였고, 지난 1986년에는 고 김영옥 대령 등과 함께 LA카운티 정부로부터 4만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한인건강정보센터를 설립했다.
이밖에 한미동포재단의 임승춘 전 이사장이 지난 2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임 이사장은 재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재단은 아직까지 이전투구식 내분을 끝내지 못하고 있어 임 이사장의 갑작스런 별세가 더욱 안타깝게 여겨진다.
[여성 정치 돌풍, 영 김, 미셸 박, 제인 김 “굿모닝”]
한인사회에서 올해는 유독 한인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해로 기록됐다.
에드 로이스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을 오랫동안 보좌해 왔던 영 김씨가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한인 여성 정치인 돌풍을 이끌었다. 한인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김 의원은 현직 의원 샤론 퀵 실바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중간선거의 선전으로 캘리포니아 공화당의 기대주로 부상했고, 의정활동에서 큰 활약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에서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로 자리를 옮기는 미셸 스틸 박씨도 정치적인 저력을 보여준 한 해였다. 6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앨런 만수르 후보를 누르고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한인 여성 수퍼바이저가 된 미셸 스틸 박씨는 명실상부한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한인 정치인의 위상을 굳건히 다졌다. 그는 지난 2006년과 2010년 제3지구 조세형평위원회 위원으로 당선된 데 이어 이번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에 선출됐다.
강석희 전 시장에 이어 어바인 시장 재선에 성공한 최석호 시장, 재선 시의원이 된 스티브 황보 라팔마 시의원도 역시 올 한해 떠오른 인물들로 꼽힌다. 또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제인 김 수퍼바이저도 한인 여성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다.
한인사회 최대 은행인 BBCN 은행 신임 행장에 오른 케빈 김 행장도 올 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 BBCN 은행의 지주사인 BBCN 뱅콥은 사임한 민수봉 행장의 후임으로 그동안 행장대행을 맡아온 케빈 김 뱅콥 회장을 지난 4월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의로 신임 행장에 임명했다. 김 행장은 BBCN 뱅콥 회장과 지주사 이사회 의장에 행장직까지 모두 맡게 됐다. 이사 출신으로 한인은행 행장에 오르기는 김 신임 행장이 처음이다.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와 로욜라 법대를 졸업한 김 행장은 공인회계사(CPA), 회계·재정전문 변호사로 18년 동안 일해 온 재정 및 회계 전문가다.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도 올해 한인사회에서 급부상한 인물이다. 안 회장은 32대 한인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지난 5월1일 무투표 당선됐다. 1974년 LA로 이민와 부동산 업체 ‘웨스턴 인베스트먼트 & 리얼티 코퍼레이션’과 ‘한국장의사’를 운영하면서 파바 월드(재미한인자원봉사자협회)의 이사장을 역임했다. 안 회장은 전문성이 있는 한인 1.5∼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을 돕고, 20만달러를 종자돈으로 기부해 한인 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LA 한인경제계의 대표 단체 중 하나인 LA 한인상공회의소 38대 신임 회장에 당선된 전석호씨도 주목받았다. 이 단체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던 전 회장은 공인회계사(CPA)로 회계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윌셔은행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 회장은 상의를 한인 경제인들의 만남의 장으로 활성화시키고 차세대 경제리더 육성 및 네트웍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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