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부인과 법률 도우미 20년
▶ 매주 바비큐 즐기고 K-Pop에 푹
[한인과 함께 일하는 타인종이 말하는 한인]
“우리도 LA 한인타운의 당당한 구성원입니다”
미국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인 LA 한인타운,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한인만의 생활터전이나 주거지가 아닌 여러 다민족이 함께 일하고 살고 어울리는 ‘다민족 축제의 장’이다. 또 한인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한인이 주 고객이거나 한인을 위해 일하는 타인종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누구보다 한인을 사랑하고 한인 음식과 문화를 즐기며 한인과 함께 일하는 타인종들을 소개한다.
● 브라이언 타필라 변호사
LA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친숙한 교통사고, 개인상해 전문 한인 변호사는 많지만 성실함과 부지런함, 상대방의 경계심을 눈 녹듯 사라지게 하는 온화한 성품을 지닌 외국인 변호사는 드물다.
하지만 이 삼박자를 두루 갖춘 변호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LA 한인타운 윌셔 길 한복판에서 20년 넘게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한인들의 법률분쟁 해결사 역할을 해온 브라이언 타필라 변호사. 브라이언 변호사는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며, 고객의 말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들어주는 책임감 있는 변호사로, 많은 한인들의 신뢰를 쌓아온 대표적인 한인 도우미 변호사다.
브라이언 변호사는 한인 고객만을 전문으로 상대하지는 않지만, 현재 한인 고객 비율이 전체의 95%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가장 기억에 남은 소송도 10여년 전 있었던 한인 관련 부동산 투자사기 케이스라고. LA와 하와이를 오가며 서류를 철저히 분석하고 피고인의 금융계좌 내 돈의 흐름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거액의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브라이언 변호사는 한인타운 내 대표적인 변호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미셸 장 부인을 꼽았다.
브라이언 변호사는 “20년 동안 곁을 지켜주며 사무실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 한인 아내가 있어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며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났을 순간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 문화에 익숙한 브라이언 변호사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친한파’이다. 부인과 함께 한국을 6번이나 방문했으며,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돌아다니는 등 관광 및 여행도 자주 했다. 지난 겨울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후에는 부산의 찬 바다바람이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한국이 더 이상 본인에게 낯설지 않은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브라이언 변호사는 퇴근 후 자막이 제공되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도 자주 감상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심지어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등 한국 요리도 몇 가지 할 줄 안다고. 특히, 한국 사람들도 만들기 어려워한다는 잡채요리를 부인의 친절한 설명 속에 완벽히 익혔다고 한다.
브라이언 변호사는 “내 손으로 완성된 잡채 맛을 보면 놀랄 것”이라며 “때때로 주말이나 휴일 등을 이용해 부인에게 한국 요리 만드는 법을 배운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변호사는 “지난 1950년 남북전쟁 이후 한국은 눈부신 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며 “한인 부모들의 자식사랑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 한인타운 이주한 쉘비 블레이키
“세상에서 제일 잘해 주는 한인 남자친구가 있어 정말 든든합니다. 항상 내 입장에 서서 생각해 주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편이 되어 줄 것 같은 그이 때문에 한인타운에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지난 2013년 11월 한인 단짝친구와 플로리다에서 LA로 이사 온 쉘비 블레이키의 말이다. 쉘비는 LA로 이사 온 후 한인타운에 곧장 터를 잡진 않았지만, 한인 단짝친구의 권유로 룸메이트를 시작하여 한인타운 중심부에 8개월째 살고 있다. 쉘비가 생각하는 한인타운의 매력에 대해 물어봤다.
지난 5월부터 한인타운에 살기 시작한 쉘비는 타운의 최고 강점으로 한국 음식을 꼽았다. 한국식 바비큐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무조건 한국 불고기나 갈비 등을 먹는다.
이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도 쌈, 조선갈비, 강남회관, 우국 등 육류 위주의 식당이고. 이처럼 한국식 바비큐는 타인종이 한국 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메뉴가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에게 생소했던 한국 음식이 미국 땅에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쉘비는 한인 친구 덕분에 한국 문화가 크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LA 한인타운으로 이사를 한 후에야 한인타운의 매력을 몸소 실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늦은 시간 근무가 끝나면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 끼니를 때워야 했지만 한인타운에는 식당과 카페 등 많은 업소들이 저녁 늦게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이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쉘비는 “보통 오후 10시에 근무를 마치는데 한인타운에는 저녁 늦게까지 밥을 해결하고 커피도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한인타운의 장점을 설명했다.
또한 쉘비에게는 지난 11월부터 교제를 시작한 한국인 남자친구가 있다. 아시안 남자와는 첫 교제 중인 쉘비는 남자친구를 통해 한국 남자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예의 바른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쉘비는 “한국 남자는 다른 남자들과 비교할 때 섬세한 면이 있다”며 “사소한 한가지까지 기억하여 챙겨주기 때문에 항상 소소한 감동을 받는다”며 남자친구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평소 K-pop에 관심이 많은 쉘비는 한국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 등을 자주 챙겨본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빅뱅과 에픽 하이지만, 핸드폰에 저장된 한국 음악 리스트를 보면 얼마나 K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쉘비는 “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 음악 등 매력적인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남자친구와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전했다.
● 부산광역시 LA사무소 근무 카를로스 카란코
“LA 한인타운은 도시 안의 또 다른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한인타운이라 불리는 후버에서 윌튼, 피코에서 멜로즈 구간 내 거리, 불빛, 간판, 사람들은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게 해주며, 그들의 문화 또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987년 가족과 함께 멕시코에서 마이애미주로 이민 온 카를로스 카란코는 부산광역시 해외사무소에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처음 마이애미로 이주했을 때는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GM 마이애미 지사에서 차량, 엔진, 부품 등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으로 활동하다가 부산사무소 마이애미 지사의 제안을 받고 스패니시 컨설턴트로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후 부산사무소가 지난 2006년 LA 이전을 결정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직장을 따라 LA로 건너온 카를로스는 부산에 있는 다양한 중소기업들을 미국 내의 기업들과 연결시켜 주는 마케팅 에이전트로 근무하고 있다.
마이애미 부산사무소에서 많은 한인들과 교류를 주고받으며 한국 문화를 배웠다는 카를로스는 LA로 이사 온 후 주거지도 한인타운으로 옮겼다.
카를로스는 부산사무소가 LA 한인타운을 갓 벗어난 코트라 건물에 위치한 만큼 점심식사를 주로 한인타운에서 해결한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짬뽕, 김치찌개 등 매운 국물이 들어간 음식이라고. 카를로스는 멕시코가 한국처럼 매운 소스를 이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것이 전통이라고 말하며, 본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를로스는 스테이크와 햄버거, 피자 등 기름기 많은 미국 음식 보다 육개장, 순두부 등 매콤한 맛을 자랑하는 음식위주로 점심을 때운다.
부산사무소 이수봉 소장은 “입맛이 한인들과 완전히 똑같아서 점심메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한인들보다 한국 음식을 더 자주 먹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를로스는 시온 마켓, 갤러리아 마켓 등 한국 마켓에서 장도 본다고 한다.
카를로스는 “집에 신라면이 없으면 뭔가 초조하고 불안하다”며 “일주일에 한번은 한국마켓을 방문하여 라면과 과자 등 먹을거리를 구입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카를로스는 한국의 음식뿐만 아니라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은 한국의 기본적인 예의범절 문화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를로스는 “밥 먹을 때 아버지가 수저를 들 때까지 먼저 수저를 들지 않는다”며 “이같이 멕시코 문화가 한국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부산사무소에 적응하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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