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1만2천의 중가주 소읍‘ 애비널’이 사는 법, 오일타운 첫발… 청원으로‘회색황금’ 교도소 유치
▶ ‘피스타치오의 수도’ 아몬드 등 수출붐에 경제 활기

중가주 애비널에 소재한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 주민들의 청원으로 교도소를 유치한 애비널은 이를 통해 많은 지원금을 받고 있다.
어떤 큰 것이 터지면 ‘골드러시’라고 부르는 것은 캘리포니아의 관행이다. LA와샌프란시스코 가운데 샌호아킨 밸리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작은 마을은 새로운 금맥이 여러 번 터진 곳이다.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석유가 발견되면서 이 마을은 1928년 생겨났다.
처음에는 텐트 마을이었다. 마구잡이 채굴업자들이 황량한 케틀 힐스 언덕을 파헤치기 시작한 이후 이곳에는 스탠다드 오일타운이 형성됐다. 이어 북으로부터 액체 황금인 물줄기를 끌어오는 도수관이 이 마을을 지나면서 마을에 또 한 차례 생명을 불어 넣었다. 농장 노동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1980년대 이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마을은주 교도소 설립을 위한 청원서를 낸 몇 개의타운 가운데 하나였다. 그리고는 교도소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교도소는 ‘회색 황금’이라 불렸다.
현재 애비널(Avenal)은 또 하나의 황금을 꿈꾸고 있다. 그것은 이 지역의 농업, 그리고 글로벌화 된 경제와 관련이 있다. 이 지역에서는 아몬드와 월넛,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들이 집중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것들은 해외, 특히 중국으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다.
애비널로 이르는 도로에는 ‘세계 피스타치오의 수도’라는 사인들이 곳곳에 서 있다. 어김없이 인용부호 속에 들어 있다. 정말 이 마을이 피스타치오의 수도인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곳곳에 피스타치오 경작지와 패킹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할린 카시다 시장은“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선언한 것이다. 무슨 자격이 있어야 이런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주위에는 피스타치오가 널려있다. 그리고 아무도 이에 시비를 걸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어느 토요일, 카시다는 이 마을 중심가에서미스 틴 선발대회와 포크댄스 시범 행사 준비에 분주했다. 모두 다 올해로 3번 째 열리는 피스타치오 축제의 일환이다. 1950년대 이 지역의 원유가 고갈되면서 유전 노동자들은 다른 유전을 찾아 떠났다. 그러다 1970년대 초 이 마을 인근을 지나는 캘리포니아 도수관 공사가 끝나면서 마을은 또 한 번 재건의 기회를 갖게된다. 고교 교장을 하다 은퇴한 금년 75세의 카시다 시장은 “도수관은 우리에게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이주가 잦은 농장노동자들의 임금 위에 마을 경제를 세우기는 힘들었다. 그러다 1980년대에 애비널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워싱턴 포스트가 급속히 망각으로 향하고 있다고 표현한 그 때였다.
금년 88세인 에드나 이반스는 남편 닉과 함께 이 마을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반스의 운명의 반전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녀는“닉은 당시 LA타임스에서 아주 짧은 기사를 읽게 됐다. 세 문장짜리였다”고 회상했다.
기사의 내용은 주정부가 5억달러짜리 새 교도소를 지을 부지를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닉은 ‘이거 우리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이반스는 떠올렸다. 지금은 사망한 닉은 당시 전국적으로 미디어의 조명을 받았다. 이반스는 “그는 마을에 교도소가 들어서길 바라는 미친 약사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새로 선출된 조지 듀크메지언 주지사는 킹카운티 수퍼바이저에게 “교도소를 원하는 약사를 당신이 대표하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주지사는 “그에게 좀 만나자고 전하라”고 말했다.
1987년 교도소가 완공되자 즉시 이 마을 의인구는 크게 늘었다. 수감자들은 지역 인구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인구가 늘자 인구수에 의거해 주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이 크게 늘었다.
또 교도소 관련 일을 하는 주민들도 상당히 늘었다. 대부분의 교도소 직원들은 다른 지역 거주를 선택하고 있지만 말이다.
재개발을 위한 예산이 조성되고 시는 52마일에 걸친 커브와 인도를 새로 깔았다. 그리고 시정부 프로그램에 따라 다운타운 업소들의 외관도 바뀌었다. 비포장 도로도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베벌리힐스 억만장자인 스튜어트와 린다 레스닉의 도움으로 붐타운 시절의 유물인 극장도 리모델링 됐다. 이들은 피스타치오와 피지 워터,POM 원더풀 등 투자로 엄청난 부를 일궜다. 농장 운영방식과 관련해 일부 비판을 받기도 했던 이들 부부는 애비널에 새로운 프리스쿨과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을 세우기도 했다.
망각은 피할 수 있었다. 애비널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마을을 떠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1만2,00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 가운데 80%가 라티노이다. 비즈니스 디스트릭트에서는 스페인어가 주언어이다.
과거를 기억하는 주민들은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한 올드타이머는 “많은 것이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서로를 도와주고 열심히 일하는 주민들이라는 점은 그대로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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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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