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 둔화에 가격 낮추기도, 거품 빠지기 시작
▶ 5월 주택구입능력지수, 2006년 7월 이후 최저

주택가격 상승과 모기지 금리 상승이라는 양대 악재로 주택 바이어들이 집을 사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모기지 금리를 당분간 계속 상승한다. [로이터=사진제공]
집값과 모기지 대출 금리의 동반 상승 탓에 미국에서 집을 사기가 16년 만에 가장 어려워졌다. 8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산정하는 주택구입능력지수가 지난 5월 102.5로 떨어져 2006년 7월 100.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2년간 가장 낮았던 1990년 7월(100.2)과도 가까운 수준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NAR 주택구입능력지수는 미국의 기존주택 중위가격, 가구당 중위소득,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 등을 반영해 산정한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제로 금리’의 영향으로 지난 2년 동안은 집을 사기 쉬웠다. 수요 폭발로 매수 경쟁이 치열하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역대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 덕분에 실질적인 부담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로 최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6%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 매수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모기지 금리는 경기침체 염려 속에 이번 주 5.3%까지 떨어졌지만, 불과 1년 전 2.9%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기준 평균적인 모기지 상환액은 월 1,842달러로 올해 1월(1,297달러)이나 전년 동월(1,220달러)보다 50% 가까이 급등했다고 NAR은 전했다. 주택 가격이 전국 최고 수준인 남가주 주택 바이어들의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도 한층 가중됐다.
금리 부담에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넉 달 연속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지만, 매물로 나오는 주택 공급이 부족해 당분간 가격은 좀 더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의 집값은 40% 급등, 대다수 미국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글렌 켈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람들이 집 한 채도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전미주택건설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디에츠는 WSJ에 “우리는 지금 주택 구입능력에 관한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최근 몇 주간 매도인들이 콧대를 낮추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관계자는 “셀러들이 요즘 계속 오르는 주택 모기지 금리를 감안, 리스팅 가격을 줄이고 있다”며 “제로 금리가 시작되기 전까지 지속됐던 주택 가격 거품이 빠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케디아의 한 2베드 타운하우스의 경우 리스팅 가격을 78만달러에서 75만달러로 낮췄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아이다호주 보이지, 애리조나주 피닉스, 텍사스주 오스틴 등 지난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서 다수의 매도인이 호가를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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