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부채 13% ↑… 1,000억 달러 늘어
▶ ‘재고 몸살’ 소매업계 대폭 할인 나설 듯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로 인한 물가 급등과 가계 부채 증가로 연말 선물 구입 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 급감 전망이 나오자 소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
사업을 하는 한인 최모씨는 올 연말에 선물을 보낼 대상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선물을 줄 대상자를 찾느라 고민했지만 올해는 대상자를 줄이느라 고민이다. 매상이 예전만 못한데다 물가 상승으로 선물 구입비가 두 배 가량 더 늘어나 재정적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과거에는 선물로 인사를 할 사람 중 누락자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일이었지만 올해에는 꼭 선물을 주어야 할 사람을 고르는 게 일”이라며 “선물 구입비 부담이 너무 커 어쩔 수 없다”고 씁쓸해했다.
올해 연말 선물 인심이 야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여파로 물가 상승이 일상화되면서 연말 소비 지출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쌓이는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소매업계는 연말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CNN비즈니스는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각종 물가가 급등하자 가계 부채가 크게 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연말 선물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방 노동부가 밝힌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3%의 상승세를 보였다. 물가가 두 달 연속 하향세를 이어갔지만, 긴장을 놓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 물가 상승으로 가계 부채도 늘었다.
크레딧카드 부채는 전년에 비해 1,000억 달러가 늘어 13%나 급등했다. 2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는 곧 지출 억제 심리를 자극하면서 소비자들이 연말 선물 구입 규모를 축소하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연말연시 기간 중 선물 구입을 포함한 소매업계 매출 상승은 전년 대비 4~6% 수준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5.1%의 상승에서 급감한 수준이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연말 샤핑 시즌에 소매업계의 실질 매출 성장률은 1~3%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글로벌데이터 리테일’의 닐 손더스 전무 이사는 “선물 구입 소비는 연말 샤핑 시즌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소비자들의 선물 구입 소비가 현실적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는 불필요한 선물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이어져 전체적인 선물 구입 소비 규모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 여파로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경제매체 CNBC가 최근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연말 샤핑 시즌에 지출할 여유가 더 없다고 답했다.
당장 소매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가뜩이나 쌓여가는 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연말 소비 지출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매출 상승의 모멘텀이 생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소매업계는 올해 연말 샤핑 시즌에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컨설팅업체 KPMG의 조사에 따르면 52%의 소매업체 경영인들은 간접 경비를 줄이고 42%는 소비자 충성도 증대를 위한 투자와 함께 재고 소진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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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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