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아티스트(Drama-Artist)’ 63x43인치 천에 수묵 채색
나는 그릴 대상이 정해지면 그 인물에 대해 다양하게 공부를 한다. 인물의 외적인 모습 외에 그 사람의 내면에 있는 ‘내적인 풍경’을 파악해야만 변형의 모습으로 작품화 되었을 때도 실제 인물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나기 때문이다.
19세기 들어 사진기술이 생겨난 후에 한편에서 회화의 종말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순수 미술 영역에서의 인물화는 단지 외모의 기록을 담는 기능성을 넘어 인물의 정신적인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며 현대 미술에서는 작가가 갖고 있는 독특한 정신을 담을 수도 있다. 현대 미술이론 서적과 라캉의 이론을 탐닉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조선 화가 윤두서의 자화상을 사랑하고 매끈한 캔버스보다는 텁텁한 한지와 먹 냄새를 좋아한다.
이는 나고 자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살고 있는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같아서다. 인간의 삶은 마치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드라마와 같다는 주제로 주변의 사람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20여년을 넘었다. 인간에 대한 깊은 내면의 풍경을 그리는 것이 목표이며 찰나의 캡쳐가 아닌 그 인물의 인생과 심신의 풍경(Inner Landscape) 즉 그 사람의 사상, 감정과 감성이 어떤 과정을 통해 표출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하나의 풍경으로 읽음에 있다. 쉽게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상상하고 또 쉽게 사라지기도 하는 신체를 이루고 있는 인간의 모습, 때론 가면을 쓰고 여러 개의 무대에 서는 우리의 모습과 함께 그 너머 삶의 의미를 상상하며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이선진 작가
덕성여대 대학원에서 한국화와 회화를 전공한 후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주립 미술대학에서 페인팅을 공부했다. 가천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한국전력공사 등에서 전시 기금 수혜를 받았으며 덕성여자대학, 청주사범대학 등에서 강의했다. 과천 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포항 미술관과 성남 아트 센터 등에서의 기획전에 참가했다. 워싱턴 지역에서 8차례의 초대 개인전과 아트 페어,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으며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민화 아트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한국미술을 알리는 역할도 했다. 한지와 전통 채색 재료를 이용하는 한편 다양한 소재와 혼합재료를 접목해 동서양을 넘나드는 입체작업으로 작품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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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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