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4.3 인권 심포지엄’ DC 윌슨센터서 열려

‘제주4.3 인권 심포지엄’이 8일 DC 윌슨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 ‘제주4.3’ 사건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8일 워싱턴 DC 윌슨센터에서 열렸다. ‘제주4.3’은 해방직후인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미군정 하에서 군대가 동원돼 2만5천~3만여명의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윌슨센터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4.3평화재단, 월든코리아가 공동주관한 ‘제주4.3 인권 심포지엄’에서 터프츠대 이성윤 교수는 “해방직후 미군정 하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은 한국 역사의 어두운 한 장이 아닐 수 없다”며 “이제라도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미국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해 원폭 피해자를 추모했던 것처럼 이제 미국의 지도자는 도덕과 정의의 측면에서 제주를 방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럼을 진행한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 국장은 “솔직히 지금까지 제주4.3에 대해 잘 몰랐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앞으로의 대응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윤 교수를 비롯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 월든코리아 양수연 대표, 제주4.3평화재단 양조훈 중앙위원 등이 패널로 참가해 발표했으며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했다.
제주4.3평화재단 고희범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2019년 뉴욕 UN본부에서 열렸던 제주4.3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이제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며 “다소 불편한 주제라 하더라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진보, 자유, 이상은 기존의 것들을 불편하게 만드는데서 시작 된다’고 말한 것처럼 이제는 미국이 제주4.3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도 “지금은 미국 정부에서 일하지도 않고 그저 한국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다른 학자들처럼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제 더 이상 제주4.3에 대해 침묵하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해 우리는 무엇이라도 말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오임종 제주4.3 유족회장은 “미국이 진상조사에 나서기를 바란다”며 “다음 세대로까지 제주4.3의 비극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화해와 상생의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희범 이사장은 “역사의 진실과 미국의 역할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앞으로 정책적 변화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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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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