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배 교육상담
▶ 학교생활 전체를 알 수 있는 성적표
미국 중·고교에서는 학기마다 보통 4, 5회로 나누어 학생들의 학업진도 사항을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정기적으로 알리고 있다.
미국 중·고교는 1년간의 학업을 2학기로 나누어 가을 학기(fall semester)를 1학기라고 부르고, 봄학기(spring semester)를 2학기라고 부른다. 따라서 과목들 중에는 한 학기로 끝나버리는 과목들이 있는가 하면, 1학기와 2학기 모두 이수해야 하는 과목들도 있다. 보통 선택과목들은 한 학기제로 되어 있고, 필수과목들은 일년제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일년제 과목들을 첫 학기에 택할 때 제대로 선택을 해야지 일년 내내 고생을 할 수도 있다.
벌써 학기가 시작해서 5주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학기 첫번 성적표가 나갈 때가 되었다. 부모들로서는 이 성적표를 잘 관찰해 보고 아이들의 학업진도뿐 아니라 반 안에서의 학습활동 수업태도 등 전반에 걸쳐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새로 시작된 반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를 성적표를 통해서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입생들은 부모들이 더 주의 깊게 한가지, 한가지를 관찰해야 한다.
이 성적표에는 학생이 현재 택하고 있는 과목들과 각 과목의 성적(grade), 학업태도(work habit), 협동심(cooperation), 교사의 의견(comments) 등이 적히게 된다. 성적은 A, B, C, D, F로 표기가 되지만 C나 더 좋은 성적을 받을 경우에는 /로 표기를 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 학군에서는). 수업 태도나 협동심에 나타나는 성적은 excellent(우수), satisfactory(보통), unsatisfactory(부족)로 적히게 된다.
많은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적표를 볼 때 성적만 열심히 보고 성적표를 접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함으로써 매우 중요한 것을 빠뜨릴 수가 있다. 학생들이 성적은 잘 받을 수 있으나 협동심이 결여될 수가 있다. 또한 출결석, 지각 등이 적히거나, 선생님의 comments로 성적표에 나타난다. 성적이 좋다고 결석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결석이 있으면 아이를 앉혀 놓고 분명히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나는 많은 한인 학생들이 이 올무에 걸려 탈선의 길로 빠져 들어간 사실을 알고 있다. 학기가 시작되어 얼마 안 되었을 때 나타나는 나쁜 증상들을 이 첫번에 오는 성적표를 통해서 발견하고 교정을 시도해야 한다. 이 때에는 바로잡기가 쉽다는 것도 아울러 부모들께 말씀드린다.
학습 태도나 협동심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나쁘게 나왔을 때는 왜 나쁘다는 것을 선생님이 comments란에 적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John은 수업시간에 장난이 심하다" "수업시간에 지각이 많다" 또는 "숙제를 내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인 설명이 붙게 된다. 이럴 때도 아이를 앉혀 놓고 단단히 잘못을 추궁해야 한다.
한 학기가 20주로 되어 있어서 성적표가 보통 5주에 한번씩 가정에 나가게 되는데, 마지막에 나가는 20주 성적표가 최종 성적표가 된다. 이 성적이 학생의 학적부에 올라가는 최종 성적이 되겠다. 이렇게 해서 1학기가 종강이 되고, 2학기가 새로이 20주의 교과과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대강 이런 설명으로 미 중·고교의 성적표와 학습발달 사항에 대한 이해를 도왔으면 한다.
끝으로 다시 강조하는 것은 성적표가 조그마한 종이 한 장이지만 이 속에 아이의 학교생활 전체가 들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주의 깊게 하나 하나를 보셨으면 한다. 새 학기에 처음 나가는 성적표이기 때문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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