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제는 스타들의 축제다. 베를린을 방문한 쟁쟁한 배우와 스타 감독들은 기자 회견장마다 개성넘치는 얘기들로 좌중을 사로잡고 있다.
레오 카락스의 <퐁네프의 연인>, 키에슬롭스키의 영화 <블루> <레드>등 작품성 강한 영화에 출연한 줄리엣 비노시는 이번에 로맨틱 코믹물의 주인공으로 베를린을 찾았다. 1950년대 말, 작은 프랑스 마을에 초콜릿 상점을 열고 온통 마을을 여성 해방구로 만드는 도발적인 역할이다.
그간 맡았던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초콜릿은 참 이상한 거예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기도 하고, 달콤하면서도 불안한 측면을 갖고 있어요"라며 "이를테면 여자의 생리처럼"이란 이색 비유를 했다.
<양들의 침묵>에서 사람을 뜯어 먹는 끔찍한 역을 훌륭히 소화했던 앤서니 홉킨스는 특별 상영작 <한니발>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베를린을 찾았다. 회견장에서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사람을 뜯어먹는 시늉으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 그는 "나는 인육은 커녕 고기도 먹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야채만 먹는 것은 아니고 가끔 생선을 먹으니 완전한 채식주의자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9일 미국에서 개봉한 <한니발>의 흥행 성공 소식에 자극받았는지 벌써 "계속 속편에 출연하고 싶다"며 열의를 보였다.
<한니발>은 지난 주말 미국내 5,000개 극장에서 개봉돼 관객 600만명(박스오피스 5,800만달러)을 동원, <스타워즈:에피소드1> <쥬라기 공원>에 이어 사상 세번째의 개봉 첫 주말 흥행 기록을 기록했다.
<라파르망>에 출연해 풍만한 자태로 각광 받았던 이탈리아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에 대한 언론들 반응도 뜨겁다. "소피아 로렌, 지나 롤로브리지다, 실바나 망가노 같은 이태리 여배우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 꿈"이라는 이 당찬 배우는 가난 때문에 윤락녀로 전락한 1940년대 한 여성의 연기를 통해 벌써 국제적 스타로 부상했다.
성공한 흑인 프로듀서의 얘기를 통해 세상의 질서를 한번 뒤집은 영화 <뱀부즐드>의 감독 스파이크 리는 특유의 냉철함을 과시했다. "유태인이라고 모두 근면하고 성실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흑인 MBA도 있다"며 "정형화된 인물을 설정하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마약 복용설"과 관련, 많이 시달렸다. 영화 <트래픽>은 마약 단속반원의 이야기로 극중 마이클 더글러스의 우등생 딸이 마약에 중독돼 창녀가 되는 과정이 나온다. 문제는 시나리오 작가 스테픈 개그핸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약에 쩔어 산 적이 있다"고 고백한 다음부터 시작됐다.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한 소더버그 감독에게도 의혹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 "마리화나, 코카인 해본적은 없다. 그 외의 것은 다 해보았다". ‘그 외의 것’이란 대체 무엇일까. 의혹만 커지는 답변이어서 구설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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