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들이 여름방학에 접어들면서 한인학부모회들도 지난 학년도 사업을 되돌아보거나 다음 학년도를 준비하는 충전기간에 들어갔다. 몇몇 학부모회는 이 기간중 회장단을 교체, 새로운 체제를 정비하기도 한다. 한인 학부모회는 미국 PTA에 참여하기는 영어가 부족한 학부모들이 모이는 친목모임으로 시작돼 아직도 친목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많은 학부모회는 활발한 교육행사와 학교활동으로 크게 성장해왔다. 최근 엘카미노 고등학교, 위트니 고등학교 등 여러 학교에서 한국어반이 개설되거나 추진된 것도 한인학부모회가 이를 밀어 부친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주부터 LA한인학부모회를 시작으로 각 학교 학부모회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한국에서는 학교에 관한 모든 결정이 당국과 학교 행정관에 의해 내려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학교마다 학부모회(PTA)가 조직돼있어 이를 통해 학부모들이 교장에 못지 않은 결정권을 행사한다.

한인학부모회는 대부분 학교 중심으로 결성돼 있으나 밸리한인학부모회, LA한인학부모회, 토랜스한인학부모회 등 지역별로 여러 학교 및 학부모회를 관할하는 단체도 있다.

아직 대다수의 한인학부모회는 PTA와 관계없이 별도로 활동하지만 보다 많은 학부모들이 주류 커뮤니티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다이아몬드바고교 한인학부모회와 같은 일부 학부모회는 한인학부모회의 역할을 PTA와 한인학부모 사이의 교량으로 여겨 모든 활동이 PTA 산하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밸리한인학부모회는 타운홀 공청회, 청소년체육대회 등 한인학부모회에서 시작한 행사를 주류사회 학부모와 학생들도 참여하는 범커뮤니티 행사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니힐스고교 한인학부모회도 자체 세미나 및 모금행사를 열지만 나머지 활동은 PTA의 한 부서로서 PTA활동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서니힐스고교 학부모회는 2,300부의 교내 신문제작을 올해부터 발간에서 발송까지 책임지고 있는데 11면과 12면에는 신문 전체내용이 한글로 번역, 게재되고 있다.

그런데 학부모회가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한인 학부모들의 무관심이다. 수년전 ABC교육구에 한인학부모회가 결성되었으나 1∼2년후 결렬된 것도 많은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우리 아이’에서 끝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롤랜하이츠고교 한인학부모회의 데이빗 이 회장은 "학부모회가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마음껏추진하지 못해 아쉽다"며 "학교측은 적극 지원해주는데 한인 학부모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이회장은 한인 학생수가 약 160명이지만 모이는 학부모는 15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한인 연락관 채용 등의 요구사항을 학교측에 전달할 발언권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밸리한인학부모회의 김은희 전회장도 "한인 학생이 700명인 그라나다힐스 고교에서도 최근 한인학부모회 정기회의에 참석한 학부모가 4명에 불과했다"며 "학부모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학부모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LA한인학부모회의 조진희 서기는 "학부모회 활동이 분주하기는 하지만 유익한 정보도 얻고, 자녀교육 경험을 다른 학부모들과 서로 나눌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녀가 부모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며 부모가 학교에 대해 잘 아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녀도 학교에서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