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출판 17분만에 ‘뚝딱’
뉴저지 ‘북엔즈’서점 10권에 150달러 서비스
표지까지 디자인후 완벽하게 제본 완성
편집·마케팅엔 추가 비용 부담해야
‘방금 인쇄된 따끈따끈한 책’을 책방에서 사 볼 수 있게 됐다. 미국 서점에도 인스턴트 인쇄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뉴저지주 리지우드에 있는 ‘북엔즈’라는 서점으로 플라피 디스크나 CD-ROM을 가져 가거나 원고 파일을 e 메일로 보내면 단 17분만에 완벽하게 제본된 페이퍼백이 만들어진다. 권마다 수천가지 중에서 고른 디자인으로 만든 표지까지 완벽하게 인쇄되며, 추가 비용을 내면 장차 메이저 체인에 나가 베스트 셀러가 되는데 필요한 상표및 ISBN 번호까지 등록된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바로 그 때문에 이 주문인쇄기가 발명됐다. “베스트셀러 도서는 보통에서 아주 크게 벗어난 별종”이라고 말하는 빅터 셀로리오는 이 인쇄기의 발명가로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에 자리잡은 ‘인스타북’의 사장. 진짜 책은 여기 저기서 장기간에 걸쳐 팔리는 법이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북엔즈를 경영하는 월터 보이어도 신출내기 작가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자기 책을 출판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다가 이 주문인쇄 서비스를 해보기로 했다. 책을 낼 때 보통 초판으로 수천권을 찍는 일반 출판사들은 인쇄및 창고비로 많은 돈이 들어가므로 단기간에 상당한 양이 판매될 것 같지 않은 원고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에 따라 대안으로 최근 몇년사이에 인터넷에는 주문인쇄 회사들이 몇개 생겼는데 이 온라인 회사를 이용하면 북엔즈보다 돈이 조금 더 들지만 대신 책이 판매되도록 더 많이 돕는다. 이들은 주문받은 양만큼 책을 인쇄해주고 저자와 로열티를 나눠 갖는다.
그중 ‘AuthorHouse’(www. authorhouse.com)은 흑백 페이퍼백 책 한권을 인쇄하고 그 책이 소매점에서도 판매될 수 있도록 ISBN 을 받아주는데 최소한 698달러를 받는다. IUniverse(www.iuniverse.com)의 경우, 기본 패키지가 459달러다. 하드 카버를 씌운 페이퍼백 5권에 ISBN 번호, 온라인및 소매상을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내용이다. ‘Xlibris’(www.xlibris.com)의 500달러 패키지에는 ISBN 번호와 바코드, ‘아마존’및 기타 온라인 상점 등록, 웹페이지와 저자 증정본이 포함되어 있다.
반면 ‘북엔즈’는 200페이지 이내의 책이면 10권을 찍는데 150달러를 받을 뿐이다. 분량이 더 많으면 돈이 더 들지만 이후 10권씩 주문하면 가격이 할인되며 로열티는 모두 저자의 몫이다. 편집및 마케팅 서비스에는 추가 비용이 든다. 몇가지 종류의 디지털 암호를 사용하여 저자의 노작이 도난 당하는 것을 방지한 원고 파일은 인스타북 기계로만 읽을 수 있으며 일단 인쇄 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 이 책방 손님들은 인스타북사 서버에 저장된 1만권 가량의 저작권에 묶이지 않은 책을 골라서 인쇄해 갈 수도 있다. 초고속 인터넷 접속 덕분에 몇분이면 파일을 다운로드해 인쇄한다.
인스타북의 인쇄기는 토론토의 4개 서점, 멕시코및 이탈리아에 각각 1개가 설치되어 있고 미국에서는 ‘북엔즈’가 최초다. 만일 저자가 미국 서점에 원고 파일을 페루의 서점으로 보내라고 지시하면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 사는 단 1명의 손님을 위해 몇분안에 책이 인쇄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그 정도는 못됐지만 ‘북엔즈(www.booksbybookends.com)’에도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에 사는 작가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첫번째 주문도 헝가리어 책을 인쇄해 미 전국의 헝가리어 서점에 배급하는 일이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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