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관광상품 창출위해 ‘X 프라이즈’거액 상금
순수 민간 기술·자본 모하비서 발사 예정
62마일 상공까지 비행 NASA서도 깊은 관심
지금부터 한 15년쯤 지나면 현재 호화 유람선 타는 비용으로 우주 관광을 할 수 있고, 곧 이어 휴가를 우주 궤도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사람이 있다. 오는 21일 모하비 사막에서 순수 민간 자본과 기술로 유인 우주 로켓을 발사할 채비로 바쁜 항공 엔지니어 버트 루탄(60)이 그 사람이다.
오는 21일 사상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비행을 할 ‘스페이스쉽원’. 당면 목표는 지상 62마일 고도 진입이다.
지난 1986년, 재급유를 하지 않고 지구를 일주한 최초의 비행기 ‘보이저’를 디자인해 유명해진 그는 3명을 2주일 안에 2번 지상 62마일(100킬로미터)의 우주공간에 다녀오게 할 사람에게 주어질 상금 1,000만달러의 ‘X 프라이즈’를 놓고 겨루는 7개국 27개팀중 하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인 억만장자 폴 앨런의 자금지원으로 제작한 ‘스페이스쉽원’을 가지고 연말쯤 그 상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 1996년, 일단의 사업가와 우주애호가들이 제안한 ‘X 프라이즈’의 목표는 새로운 관광업의 창출이다. “지난 30년동안 우주여행이라면 특별히 선택된 공무원이나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온 사람들의 관념을 바꿔놓자는 것”이라고 X 프라이즈 재단 대표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말한다. 1927년에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논스톱으로 단독 횡단해서 상금 2만5,000달러짜리 오테이그 프라이즈를 받은 이후 비행기를 무기 내지는 스턴트 도구로 생각해온 사람들의 인식이 단숨에 바뀌었듯 말이다. 디아만디스는 “X 프라이즈는 민간 부문이 NASA가 스페이스 셔틀에 쏟아 붓는 수억달러의 극히 일부분만 가지고도 우주여행을 실현시킬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우주 관광 여행 비용이 처음에는 3만~5만달러 정도 들겠지만 곧 7,000~1만2,00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루탄은 자신의 비행기 디자인회사 ‘스케일드 캄퍼지츠’가 자리잡고 있는 모하비의 작은 시립 비행장에서 21일 비행을 한다. ‘스페이스쉽원’이 62마일 상공까지 곧장 올라 갔다 떠났던 그 자리로 돌아올 예정이니 사람들에게 아이들까지 데리고 많이 구경오라고 루탄은 권한다.
만일 성공하면 사상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비행이 되겠지만 조종사 1명만 탈 것이기 때문에 X 프라이즈 응모 자격은 없는 이 비행으로 현재 루탄은 경쟁 팀중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6개정도의 팀이 바짝 추격중이다. 특히 대형 헬륨 풍선을 띄워 지상 8만피트 상공에서 로켓을 날리려는 ‘다빈치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캐나다의 ‘오르바 스페이스’의 사장 브라이언 피니는 “우리도 여름에는 뭔가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억만장자 앨런으로부터 지금까지 2,000만달러 이상을 지원받은 ‘스페이스쉽원’과 달리 ‘다빈치’는 자원봉사자들과 기업 후원으로 어렵사리 진행하고 있다. 사실 너비가 220피트나 되는 풍선을 사용하는 것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NASA 역시 관심이 깊다. 얼마전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대로 달과 화성을 탐사하려면 민간부문의 노하우를 얻어 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비슷한 경연대회를 여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에서 다음 주 그에 관한 회의를 여는 NASA는 2005년에 2,000만달러의 관련 예산을 신청해 놓고 있다.
루탄의 ‘스페이스쉽원’은 1959년부터 1968년 사이에 199번 비행하며 최고 고도 67마일을 기록한 실험용 초음속 로켓 비행기 X-15에서 영감을 얻었다. 지상 4만8,000피트 상공에서 ‘화이트 나잇’이라는 모선으로부터 발사되어 34만피트(62마일)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돌아올 ‘스페이스쉽원’을 탄 사람들은 20만피트 상공을 넘어서면서 부터 3분정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지상 62마일 상공의 컴컴한 공간에서 무중력 상태로 둥근 지구를 육안으로 보는 스릴은 아무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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