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민 47% 지지…레이건보다 높지만
2012년 재집권 가능성은 엇갈려
닷새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총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의 패배가 유력시되자 벌써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2년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임기가 2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이를 언급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으나 미 언론매체들은 심심치 않게 오바마의 차기 대권 시나리오를 짜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민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와 정치주간지 `내셔널 저널’이 지난 21-24일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4%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오바마의 연임 도전에 찬성하고 42%가 반대했다.
47%는 첫 취임 후 2년 정도 됐을 때 실시된 역대 대통령 연임 도전 찬반율과 비교해 볼 때 지미 카터(1978년 10월 50%), 조지 H.W. 부시(1990년 11월 53%)보다는 낮지만 빌 클린턴(1994년 12월 44%), 로널드 레이건(1982년 8월 36%)보다는 높다.
비록 이번 총선에서 경기침체와 고실업으로 집권당이 고전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정치.경제상황이 닮았던 레이건 전 대통령보다는 훨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분석됐다.
레이건 집권 1기인 1982년 실업률이 9.7%로 치솟으면서 여당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하원 26석(상원은 1석 추가)을 잃었다. 오바마가 직면하고 있는 실업률(9.6%)과 곧 처할 의회상황이 비슷하다.
연임 도전 찬성률은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거의 일치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바마는 현재 국정지지율이 46%이고, 레이건은 1983년 초 35%였다.
그러나 레이건(51%)과 클린턴(47%)은 연임 반대율이 높았음에도 재집권에 성공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53%)와 카터(50%)는 찬성률이 높았지만 단임에 그쳤다.
이는 첫번째 임기 2년 간의 인기도가 연임 여부나 성공을 좌우하는 잣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패한다고 서둘러 연임 희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당 지지층별로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 찬성률에서 민주당 지지자 찬성률을 뺀 차이는 레이건 46%포인트, 아버지 부시 34%포인트였지만 민주당 지지자 찬성률에서 공화당 지지자 찬성률을 뺀 차이는 클린턴 34%포인트, 오바마 71%포인트로 당파성이 오바마에게서 가장 컸다.
오바마의 연임 도전은 가능하지만 재집권 여부는 레이건이나 클린턴보다는 불확실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17-24일 투표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 1천명에게 `오늘 대선이 있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어느 후보한테도 48% 대 42%로 패하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폴리티코의 지난 9월 조사에서는 57%가 오바마의 재선에 반대했으며,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인 세라 페일린 전 부통령후보에게는 낙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ABC방송 인터뷰에서 "평범한 연임(two-term)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정말 훌륭한 단임(one-term)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해 임기 4년만 하고 퇴임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역사학자인 오클라호마 대학의 스티븐 길런 교수와 메릴랜드 대학의 피터 모리치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경제를 호전시킬 대안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오바마의 2012년 대선 승리 확률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공화당의 총선 압승과 오바마 대통령의 차기 대선 승리 여부는 직접 연관이 없겠지만 오바마와 민주당은 전세를 역전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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