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 지난 주말, 워싱턴 한인성당에서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를 갖고 있는 이희아 양의 감동어린 피아노 연주 콘서트에 다녀왔다.
4년 만에 다시 본 희아 양은 한결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중 ‘기뻐하며 경배하세’를 시작으로 영화 러브 스토리 중 ‘사랑의 테마’를 악보도 없이 거침없이 연주할 때는 음악에 문외한인 내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였다.
희아 양은 피아노를 연주하며 틈틈이 간증도 했다. “저는 장애를 통해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양 손에 각각 손가락이 두개고 무릎으로 걸어 다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피아노 선율로 이 세상의 장애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합니다. 또한 손가락이 네 개지만 연주에는 불편이 없습니다.”
역경과 절망 속에서 시련에 빠진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을 선사하는 희아 양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일부 청중들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희아 양은 그 누구보다 밝았다. 이제는 한국의 아름다운 희망 전도사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는 연주자로 거듭나고 있다.
언제나 위대한 예술가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가 있듯 간증을 통해 들은 희아 어머니는 하나님이 특별히 사랑한 사람이었다. 원호병원에서 간호사로 척추장애자인 희아 아빠를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했다. 당시 희아 아빠는 육군 소위로 대간첩작전 수행 중 차량사고로 순식간에 척추장애자가 되었다. 희아 아빠는 장애를 갖게 되었어도 주위에 불편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다. 희아 엄마도 그에게 당신의 다리가 되어주겠다며 어려운 결혼을 했다. 임신은 기대도 안했는데 결혼 8년 만에 아이를 가져 세상을 다 얻는 기쁨을 가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임신 5개월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가 기형아임을 알았다. 그래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순종하는 마음에서 아기를 낳았다. 아기를 낳고 일주일이 지나도 시집에서 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캐나다에 입양시킨다고 했다. 희아 엄마는 “내가 엄마인데 3일만 보겠다”고 했다. 희아 엄마는 아기의 두 손이 튤립같이 예쁘게 보여 시집 몰래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희아가 6살 때 음악에 음감이 빠른 것을 느껴 피아노를 가르쳤다. 하루 10시간 이상 손에 피가 날정도로 연습을 했다. 희아 엄마도 하나님의 뜻이 있어 희아가 생겼고 이제는 희아가 삶의 버팀목이 되었다고 했다.
인간이 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마음의 평화가 아닌가! 마음밭에는 사랑과 희망의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 분노, 시기 등의 부정적인 것도 있다.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단지 장애의 정도가 더 클 뿐이다. 사실 우리는 가진 것이 너무 많은데도 감사하지 못하고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산다.
장애는 나와 무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장애인을 나와 무관하게 보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부족한 대로 서로 돕고 도우며 사는 게 인생이고, 서로 사랑을 나눌 때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만추의 이 아름다운 계절에 상념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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