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개최지는 러시아
한국이 20년 만에 다시 도전한 월드컵축구대회 유치에 실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메세첸트룸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2년 월드컵을 유치 신청한 한국과 미국, 호주, 카타르, 일본 5개국에 대한 비밀 투표를 실시한 결과 카타르를 최종 개최국으로 선정했다.
2018년 월드컵 개최지는 잉글랜드와 러시아, 스페인-포르투갈, 네덜란드-벨기에가 경합을 벌인 끝에 러시아가 개최권을 획득했다.
지난 2002년 일본과 공동 월드컵을 개최했던 한국은 20년만에 단독 월드컵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나 결선 투표에도 오르지 못하고 새로운 개념의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약속한 카타르에 밀리고 말았다.
중동에서 월드컵축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2006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뒤 국제스포츠 행사 유치에 국력을 기울였던 카타르는 지난해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서는 후보도시에서 조차 탈락했지만, 이번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거대 스포츠 시장을 앞세운 미국을 제치고 중동 지역에서는 최초로 지구촌 `축구 잔치’를 펼치게 됐다.
FIFA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2개 대회의 개최지가 한꺼번에 결정된 이번 투표는 FIFA 집행위원과 사무국 관계자 이외 출입이 완전히 차단된 장소에서 휴대전화를 비롯한 통신기기조차 반입이 금지된 채 비밀투표로 진행됐다.
2018년 개최지부터 실시된 투표는 과반수 득표에 성공한 후보 국가가 나오지 않으면 최저 득표 국가를 하나씩 탈락시키며 진행돼 2022년 개최지가 결정되기까지는 2시간 가까이 소모됐다.
2018년 개최지가 러시아로 결정된 뒤 시작된 2022년 투표는 1차 투표에서 최저표에 그친 호주가 가장 먼저 제외됐고 2차에서는 일본, 3차에서 한국이 차례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윗’ 카타르는 `골리앗’ 미국과 결선 투표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6월 평균 기온이 50℃를 웃도는 `열사의 땅’ 카타르는 지나치게 더운데다 워낙 좁은 땅에 경기장 배치가 밀집돼 당초 월드컵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최첨단 에어컨 시설 완비와 1일 멀티 경기 관람 등 신개념의 아이디어로 승부해 대어를 낚게 됐다.
또한 카타르는 투표 전날 열린 프레젠테이션에도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네드 왕비가 참석해 이스라엘과 화합 등 월드컵을 통한 중동 평화를 역설한 끝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다.
반면 정몽준 FIFA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한국은 프레젠테이션에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홍구 전 총리, 한승주 월드컵 유치위원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지만 최근 발생한 `연평도 포격’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또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한 지 불과 20년밖에 경과하지 않았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취리히=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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