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사진전’ 감독 신수진 연세대 교수
신수진 교수가 백승우 작가가 도심 속 예비군 훈련소 모습을 담은 ML-#0111 작품 앞에서 이번 전시회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3일부터 LA 한국문화원에서는 6.25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사진전 ‘경계에서’(On the Line)가 열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10명이 직접 비무장지대(DMZ)를 누비며 국방부의 제약을 받지 않은 채 ‘예술가’라는 직함으로 마음껏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대한민국 국방부가 최초로 기획한 이번 사진전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데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수진 전시감독(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의 손길이 있었다. 개막 준비를 위해 LA를 방문한 신수진 교수를 직접 만나 이번 사진전의 취지와 의의, 그리고 사진 예술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LA 한국문화원서
오늘부터 석달간 열려
“사진을 감상하는 것은 그저 찍은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니에요. 사진을 찍은 작가의 작품을 보며 관람자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을 통해 자신의 해석대로 상상할 때 감성이 살아나거든요”
국방부가 최초로 민간에게, 그것도 자기 색깔 강하기로 유명한 예술가에게 사진전을 의뢰했다. 이번 사진전 전시감독을 맡은 신수진 교수는 이 ‘의외’의 제안에 응했다. 그 후 1년여의 준비 기간을 마치고 내로라하는 10명의 사진작가가 담은 전쟁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국방부와 관람객은 그와 예술가들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지난해 국방부 측에서 사진전을 해보지 않겠냐는 의뢰가 들어왔어요. 국방부? 처음엔 우리들 어릴 적 경험상 ‘반공, 용감한 국군’등 경직된 이미지를 떠올렸죠. 한데 국방부도 많이 변했더군요. 그들은 예술가의 시선으로 자신들을 담아내고 싶어 했고 제가 제안한 것도 수용했습니다”
신 교수는 사진전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두 가지를 주문했다고 한다. 첫째 ‘사진의 이야기, 의미를 담는다’, 둘째 ‘위에서 지시가 아닌 국방부의 열린 자세’ 였다. 이런 과정 속에 완성된 사진전 작품은 신 교수 자신도 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전쟁이란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지난 긴 세월 동안 쌓인 전쟁의 불안감 때문에 현실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가 감독한 사진전은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는 분단의 현실과 전쟁을 접할 기회를 만들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과거 전쟁을 다룬 사진전은 보기 힘든 참상을 되새기는 데 있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대화와 해석’입니다. 과연 우리가 전쟁을 진중하게 생각해 봤나, 다양한 세대가 생각하는 전쟁이란 무엇인가 등 사진을 보며 전쟁을 입체적으로 묻고 평화란 메시지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신 교수는 “전쟁의 폐허로 변한 한반도는 지난 60년 동안 경제성장으로 세계에 주목을 받았다”며 “이번 사진전 프로젝트를 통해 이제는 한국도 전쟁과 예술을 한 데 어우를 수 있는 성숙한 ‘문화국’이 됐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신수진 교수는 86학번으로 연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이후 중앙대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지금도 한국에서 학부를 두 번 다니는 일은 흔치 않다.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심리학’과 인간의 시선을 고정하는 ‘사진’을 모두 택한 그는 “그 때 집에서 마음고생 많이 했다”고 운을 뗀 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사진심리학이란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고 이는 요즘 가장 주목 받는 분야로 떠올랐다.
“더 이상 사진을 찍지 않지만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한다”는 신 교수는 “이 번 전시회 동안 한인과 미국 예술가들이 한국의 변화와 문화적 역량을 다시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신수진 교수 약력>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
한진그룹 일우재단 디렉터
예술의 전당 자문위원
중앙대 사진학과 학사·석사
연세대 심리학과 학사·박사
<주요 저서>
사진·읽기 혹은 보기/시몽
사진·빛의 세기를 열다 /지엔씨미디어
거울신화/뿔(웅진문학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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