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미국의 노숙자 수도(Capital)’라는 타이틀을 싫어하지만 이를 반박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처럼 보인다"
경기침체와 주택가격 하락 등의 타격이 큰 미국 로스앤젤레스(LA)가 노숙자들이 늘어가면서 ‘노숙자들의 수도’로 불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LA에서는 어둠이 내리면 고급식당들이 줄지어 선 거리에서 담요를 뒤집어쓴 노숙자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식당의 현관으로 몰려드는가 하면 할리우드의 선셋 블루바드나 베니스, 샌타 모니카, 심지어 부촌의 상징인 베벌리 힐스의 거리에도 아침마다 거리에서 하룻밤을 지낸 노숙자들을 만날 수 있다.
한 집계에 따르면 LA에서는 퇴역군인 6천명을 포함해 약 4만8천명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시민단체 전미노숙근절연맹의 낸 로먼 회장은 "이 나라의 노숙을 근절하기를 원한다면 LA에서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그곳이 가장 큰 중심이며 다른 어느 지역보다 노숙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숙자들을 지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5년간에 걸쳐 노숙 근절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노숙자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음식 등을 지원해주는 비용만 연간 2억3천500만달러에 달한다.
비용도 막대하지만 따뜻한 날씨도 노숙자 문제 해결엔 장애요인이다. 지난 1985년 한 노숙자가 얼어 죽은 뒤 노숙자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던 뉴욕과 달리 LA는 거리에서 밤을 지내도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낮은 편이다.
지자체들의 관할권 다툼과 책임 떠넘기기도 노숙자 문제의 장애로 작용하고 있고 차량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노숙자들을 접하지 못해 노숙자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사안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전국노숙자연합의 닐 도노번 사무총장은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노숙자가 최근 경기침체 때문에 다소 증가했다면서 LA의 노숙자 문제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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