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시키려 미국 보냈는데 어찌 이런 일이…”
이진수군의 아버지 이상희씨가 “아직 막내는 형의 소식을 모르고 있다”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은호 기자>
뇌사참변 이진수군
결국 호흡장치 떼기로
“하룻밤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한 시간만, 아니 5분만이라도…”
16일 저녁 밸리지역 미션힐스의 프로비던스 홀리크로스 병원 응급실 병동 2122호실.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의 모니터 박동신호가 연신 울려대는 응급실 안은 자식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애끓는 통곡으로 온통 울음바다가 됐다.
지난 14일 학교에서 한인 동급생과 사소한 시비 끝에 주먹다툼을 벌이다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졌던 조기유학생 이진수(19·사진)군(본보 16일자 A1·3면 보도)이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병원측은 16일 이 군의 호흡장치를 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군의 부모 이상희·이혜경 부부는 “공부하라고 미국에 보냈는데, 지금은 미국에 오게 한 게 이렇게 후회가 될 수가 없다”며 연신 가슴을 쳤다.
한국에서 비보를 듣고 급히 LA로 날아와 이날 오전 11시께 LA 공항에 도착한 이씨 부부는 곧바로 프로비던스 홀리크로스 병원으로 직행해 응급실에서 이군의 옆을 지켰다.
이날 어머니 이씨는 병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실신해 휠체어에 실려 겨우 이군의 응급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 거의 실신상태에 빠진 어머니 이혜경씨는 “진수의 눈에서 나오는 눈물 한 방울을 보았다. 아직 진수가 살아서 내 말을 듣고 있다. 이렇게 보낼 순 없다”며 또 다시 오열했다.
어머니 이씨는 이군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한국으로 진수를 데려가 수술 받게 하고 싶어. 진수는 아직 살 수 있을 거야…”라며 울음을 그치지 않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병원측은 이날 당초 오후 6시30분께 이 군의 호흡장치를 떼기로 했으나 어머니 이씨가 이에 극력 반대하는 바람에 이를 9시30분과 11시30분으로 연기했다가 이씨의 뜻을 받아들여 오는 18일 오후로 미룬 상태다.
아버지 이씨는 “꿈을 펼치라고 미국까지 보냈는데 아이가 꿈도 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됐다”며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버지 이씨는 또 “진수의 동생은 아직 진수가 숨을 쉬고 있다는 소식만을 듣고 형이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몸이 살아 있는데 호흡기를 떼야 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 관계자는 “의사 두 명 이상이 환자가 치료를 통해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때에는 법적으로 호흡기를 뗄 수 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병원측이 이진수군의 호흡장치를 떼기로 함에 따라 가해 혐의로 체포된 같은 학교 조기유학생 한인 이모(17)은 결국 살인혐의로 기소되게 됐다.
LA경찰국(LAPD) 미션경찰서 수사 관계자는 이날 “체포된 이군의 혐의가 중폭행에서 살인혐의가 추가돼 검찰로 송치됐다”며 “수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가해자 이군은 곧 미성년자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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