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르는 미국인 특유의 개척정신일까, 객기의 발로일까.
미국의 한 과학 전문지가 모집한 ‘돌아올 수 없는 화성여행’에 400여명이 지원한 사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발간된 우주론저널(The Journal of Cosmology) 특별판은 향후 20년 안에 민간 자금으로 편도 화성여행이 가능하다며 그 과학적 근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지원자를 모집한 결과 400명 넘게 신청했다고 폭스뉴스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지원자는 퀵 서비스 업체 경영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간호사, 대학생, 성직자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가족.친구는 물론 익숙했던 일상과 영원히 이별해야 하는 `치명적인’ 조건에도 불구, 신청서에 지원사유와 자신이 갖춘 자격 요건을 진지하게 적어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파샤 로스토프(69)는 신청서에 "나는 고독과 잘 어울리고, 장비를 잘 다루며, 일이 되게끔 만드는 자질이 있다"면서 "스스로 태양력 발전을 성공시켰으며, 내 손으로 집 세 채를 지었다"고 적었다.
또 세 자녀를 둔 개인 사업자 피터 그리베스는 "나는 화성에서의 삶이 놀라우면서도 무섭고, 바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구에서처럼 강가에 앉아 있거나 자연을 즐기거나, 친구를 껴안거나,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쉴 수 없을 것이나 내 경험은 60억~70억 인류와 다를 것이기에 그것만으로도 내가 포기한 것들을 상쇄할 것"이라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우주론저널 편집자인 라나 타오는 "이메일로 지원을 받은 결과를 보고 놀랐다"며 "처음에 우리는 장난으로 신청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내 그들이 정말로 진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로운 행성에서 모든 기존 생활과 단절된 채 긴 고립의 시간을 견디는 일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주비행사의 심리를 연구해온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앨버트 해리슨 교수는 "매우 긴 고립과 갇힘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참신함이 차츰 사라지면 죽도록 지겨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돌아올 길이 없다는 점이 확실한 상황에서 대중들이 우주비행사를 화성에 보내도록 내버려 둘리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해리슨 교수는 "죽음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우주여행 임무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적.정치적으로 반대할 것"이라며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지만 문제는 대중들이 그것을 허용할 것인지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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