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총기난사범 같은 테러범을 사전에 적발할 수는 없을까’
정답은 ‘매우 어렵다’이다. 정말 테러행위를 저지를 사람들은 사전에 예고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미국 의원에 대한 수백 건의 협박 사례를 검토해 이들이 실제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 경우는 매우 적다는 결론을 11일(현지시간) 내렸다.
각종 협박 사례를 살펴보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격언이 그대로 입증됐다.
2009년 9월 미국의 한 시민은 미국 텍사스주의 카이로 로드리게스 상원의원(민주)과 존 코닌 상원의원(공화) 등 2명이 퇴직수당 문제와 관련 자신의 의견을 반영해주지 않았다며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같은 해 6월엔 한 남자가 캘리포니아주의 조 로프그렌 하원의원(민주)이 이민자 정책이나 핵에너지 관련해 타운홀 미팅을 하면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위스콘신주의 폴 라이언 하원의원(공화)이 같은 해 5월에 한 주차장에 있을 때 차량에 탑승한 채 근처를 지나던 한 운전자는 이라크전을 언급하며 라이언 의원이 곧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들 협박범의 공통점은 모두 처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협을 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이 던진 말을 실현할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지 않은 채 공인들에게 공격 위협을 가했다가 이후에 정신을 차리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반면 정말 테러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사전에 경고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가브리엘 기퍼스 연방 하원의원 등에게 총격을 가한 제러드 리 러프너 역시 기퍼즈 의원이나 의원실 관계자들에게 공격을 사전예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테러범들은 특정 공인에 대해 집착하거나 친구나 친척들에게 공격 가능성을 사전예고하는 경우는 더러 있다고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은 전했다.
결국 대다수 테러 위협은 현실화되지 않고 진짜 테러범은 사전 예고를 하지 않으니 공인들과 치안 당국은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편 기퍼즈 의원의 뇌수술을 집도한 유니버시티 메디컬 센터(UMC)의 한인 피터 이 박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사건 발생 소식을 듣고 "이번 주말은 좀 바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군 군의관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전선을 누빈 그는 "24년간 해군에서 배운 게 전쟁 사상자를 처치하는 법"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미니 대형사고(mini-mass casualty)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애리조나에서 3차 대전이라도 난 줄 알지만 이 곳은 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한 그에 대해 통신은 ‘절제돼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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