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신고 12% 늘어… 피해여성 40%가 한인
# 30대 중반의 주부 김모씨는 언젠가부터 ‘매 맞는 아내’가 됐다. 2004년 남편과 두 자녀를 데리고 이민을 온 이후 해가 지나면서 미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남편이 언어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모든 재정지원을 끊고 협박을 하며 경제적인 폭력을 휘둘렀고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심한 구타를 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이를 보다 못한 아이들이 911에 신고했고 오렌지카운티의 응급 셸터로 보내졌다. 그러나 영어가 서툴고 운전면허도 없는 그녀에겐 미국생활이 두려움 자체였고 주거지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녀의 딱한 사정을 들은 케이스 매니저가 아태여성보호센터(CPAF) 보호 프로그램에 연계했고 CPAF의 도움으로 영어교육과 일하기 위한 복지 프로그램을 통한 직업훈련을 받아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았다.
이처럼 한인 이민사회에 가정폭력이 끊이지 않으면서 피해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등 가정폭력이 아직도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 기관들에 따르면 실제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커뮤니티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신고가 1년 전에 비해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여성보호센터(CPAF·소장 데보라 서)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신고는 1,768건으로 집계돼 2009년 1,580건에 비해 12%가 증가했고, 가정폭력 및 성폭력 신고를 받은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인도받은 피해자도 20%가 증가했다.
아태여성보호센터 데보라 서 소장은 “가정폭력 및 성폭력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는 아시안 피해여성 중 40%가 한인 여성이지만 타인종 여성들에 피해 사실을 감추는 사례가 많다”며 “지난해 4월 한인타운 내 LA 법률보조재단 빌딩에 커뮤니티 센터를 개설한 이후 한인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이용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가정폭력 및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고와 계몽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 및 재교육 프로그램도 절실하다. 자립 능력이 떨어져 폭력을 참고 살아온 여성들에게 필요한 법적 정보, 영어교육, 직업 훈련 등을 제공해온 아태여성보호센터는 CPAF 응급 프로그램을 통해 134명의 여성과 어린이 피해자들이 생존했고, 이 중 76%가 CPAF 보호 프로그램으로 새 삶을 찾고 안전하고 영구적인 주거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서 소장은 “지난해 할리웃 배우 샌드라 오씨와 프로듀서 테디 지씨 등이 참여한 유튜브 동영상과 페이스 북을 통해 계몽 캠페인을 펼친 결과 24시간 핫라인(800-339-3940)을 통한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사례 극복 신고가 21%까지 증가했다”며 “아동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어 상담을 하는 한인 스태프를 비롯한 각국 언어 구사자 1,428명이 가정폭력 및 성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을 받고 폭력 근절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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