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라는 말은 전쟁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전쟁을 수행하는 요즘 오히려 과도한 정보로 인해 치명적인 실수가 생길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아프가니스탄 우루즈간 주(州)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오폭 사건을 조사하던 미군 수사관들은 원격조정 무인비행기 담당자들이 현장의 민간인 차량행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는데 실패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미 공군과 육군 간부들은 과도한 정보 때문에 이런 오판의 여지가 늘 있다고 지적했다.
네바다 공군기지의 무인항공기 부대에서는 공격지점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무인항공기에서 보내오는 시시각각의 비디오 화면을 분석하는 한편 정보분석관들과 현장의 지상군간에 이루어지는 메시지 및 무선통신에도 참여해야 한다.
당시 현장에서 포착된 차량행렬에는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는 분명한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무인항공기 부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 보고를 주의 깊게 챙겨보지 못했다.
인근의 미군을 보호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 속에 결국은 이 차량 행렬이 미군을 위협하는 반군행렬로 잘못 판단했고 그 결과 민간인 23명을 숨지게 하고 12명을 부상케 한 미사일 공격이 이루어진 것이다.
마치 산더미 같은 파일 속에서 이메일 하나를 잃어버린 직장인처럼 넘쳐나는 정보 때문에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것이다.
한 군 고위간부는 "과도한 정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면서 "당시 이 문제를 찬찬히 보고 신중하게 검토했다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에 정보는 강력한 잠재적 무기의 하나로 꼽힌다. 전례없이 많은 정보들은 군인들로 하여금 어느 지점을 공격하고 어느 곳은 피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무인항공기에 장착된 센서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들은 새로운 시대의 군인들에게 정보의 바다에서 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가끔은 군인들이 이 정보의 바다에서 제대로 업무를 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일도 발생한다.
요즘은 군 전반에서 정보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9.11 테러 이후 각종 무인항공기와 여타 감시장비에서 보내오는 정보는 17배나 많아졌다.
지상에서도 군인들은 각종 휴대가능한 장비를 통해 통신을 하고 지역정보를 얻으며 폭발물 설치를 협의하기도 한다.
또 항공기에서 보내오는 영상물은 정보량이 하도 많아서 군인들이 ‘물이 넘치는 양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경과학자 아트 크레이머는 "요즘 군에서는 장군에서부터 일반 사병에 이르기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과도한 정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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