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놓은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아이패드를 시판하기 직전 일부 기자들에게 이 신제품을 공개한 적이 있다.
기자 중 한 명이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소비자나 시장을 상대로 어떤 연구조사를 했느냐고 질문하자 잡스는 "조사한 적 없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소비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애플의 공동설립자로서 잡스는 이처럼 수년동안, 혹은 자신의 경력 대부분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데 바쳤다.
하지만 천부적인 감각을 자랑하던 그가 병가를 내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해지면서 애플이 잡스 없이도 잘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잡스가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가 애플을 경영하면서 이루어낸 업적은 범상치 않다.
매킨토시와 아이맥컴퓨터, 아이북, 아이팟,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성공한 제품들이 매우 많다.
이처럼 뛰어난 수완을 보인 잡스였기에 그 없이 운영되는 애플의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많다.
특히 IT업계는 제품의 생명주기가 짧아 어제의 1위가 오늘 꼴찌로 전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때문에 더욱 그렇다. 애플이 지금까지처럼 끊임없는 제품혁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이런 이유로 확산되고 있다.
잡스의 병가기간이 길지 않다면 애플의 경영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애플은 지난해 판매와 순익이 급증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가치를 지닌 IT 기업 자리에 올랐다.
신제품도 예정 스케줄에 따라 당분간 계속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그가 신제품 개발에 독특한 역할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풀타임으로 회사에 돌아오지 않을 경우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MIT대학의 마이클 쿠스마노 교수는 "잡스는 미래를 내다보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졌으며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아챈다"고 평가했다.
잡스는 인재고용에서부터 제품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고유의 감각에 의존해왔다.
역시 MIT의 컴퓨터 공학자로 잡스가 애플을 떠나 있을 때 잠시 함께 일했던 마이클 호울리씨도 "잡스는 내가 아는 가장 본능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말했다.
제품디자인을 최종결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잡스는 절대로 타협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동료들은 전한다.
애플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제품원형과 초기제품이 나오면 이를 끊임없이 다듬어 흠결없이 만들어야 한다. 회사는 이 제품을 전문가그룹이나 외부 평가그룹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잡스와 그의 팀원 몇명에게 보여주고 오케이 사인을 받아야 한다.
잡스의 오랜 점심친구였던 앤드루 그로브 인텔사 대표는 "만드는 사람과 거래하는 사람, 두 종류가 있다면 잡스는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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