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인타운 인근 제시 테리마노 아파트(3100 S. Vermont Ave.)에서 노인 우울증 예방을 위한 특별 세미나가 한인가정상담소 주최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한 한인 독거노인들이 상담 전문가의 우울증 극복 방법 강의를 들으면서 강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이은호 기자>
■ 긴급 진단
“얘기 나눌 사람도 없어”
독거노인에 관심 절실
“손주들이 더 자주 찾아오면 좋겠어. 홀로 지내는 것이 쉽지 않아요”
한인타운 인근 노인아파트에 4년째 홀로 살고 있는 75세의 한인 김모씨. 김씨는 올해 아직까지 손주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일자리를 찾아 타주로 떠난 아들이 바쁜 일정으로 새해 인사를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부인도 떠나고 자식들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아 노인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말동무가 돼 주었던 이웃 노인이 지난달 지병으로 숨진 후 김씨는 이제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찾기 어렵게 됐다.
“예전엔 같이 버스를 타고 타운에 나가던 친구도 있었는데 이젠 함께 할 사람도 없다”며 “솔직히 앞으로 얼마나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서 고독을 견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한다”
자식과 떨어져 홀로 노년을 보내고 있는 한인 독거노인들의 고독과 우울증 문제가 심각하다. 김씨처럼 외로움과 소외감으로 우울 증상을 나타내는 독거노인들의 문제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인가정삼담소의 송민호 카운슬러는 “독거 노인들의 우울증 문제는 자살로 이어지기 쉽다”며 “자살하는 노인들의 90%가 외로움에서 비롯된 우울증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1세 한인 노인들은 자식들의 보살핌을 기대하나 실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지난해 한인가정상담소를 찾은 노인 중 절반이 우울증 상담을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민호 카운슬러는 “외부와 왕래가 별로 없는 노인들은 집안에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며칠이 지나도 알기 힘든 게 현실이다”라며 “문제는 사교성이 부족해 스스로 소외를 자초해 우울증이 더 깊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3일에도 행콕팍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던 71세의 한인 이모씨는 우울증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홀로 노인아파트에 거주하거나 병원에서 지내는 노인들이 특히 우울증상이 심각하다”며 “노인들이 고독과 외로움을 떨치고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관심과 교류가 중요하며 동년배 노인들과 사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고 적극적인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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