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30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4,000억원대의 손실을 회사에 떠넘긴 혐의(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ㆍ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전 그룹 재무총책임자(CFO) 홍동옥 여천 NCC 사장과 남영선 ㈜한화 사장 등 전ㆍ현직 임원 9명과 삼일회계법인 김모 상무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시작된 한화그룹 수사는 5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한화그룹이 차명계좌 382개, 차명소유회사 13개를 통해 비자금 1,077억원을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 등은 이 과정에서 업무상 횡령(1,889억원), 배임(2,967억원), 사기적 부정거래(1,600억원), 조세포탈(23억원), 주가조작(7억8,000만원)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러 회사에 총 4,856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비자금 추적으로 수사를 시작해 위장계열사를 통한 횡령ㆍ배임이라는 더 큰 범죄도 발견했다"며 "대법원의 양형 기준을 적용할 경우 김 회장은 12년8월에서 최장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화 측이 회사 직원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하고 내부 서류를 청계산 비닐하우스에 숨기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를 방해했다"며 보강 조사를 통해 추가 기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비자금을 이용한 정관계 로비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단서와 진술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이에 대해 "법정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할 것이며, 이를 통해 모든 의혹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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