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삼형제가 나란히 한의사가 돼 화제다. 왼쪽은 이번에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셋째 박태현씨, 가운데는 둘째 수현씨, 오른쪽이 막내 세현씨 <연합>
박태현씨 형·동생 이어
최근 국가고시 합격
탈북자 출신 한의사 삼형제가 탄생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묘향산 한의원’을 운영하는 박수현(45)씨와 두 동생이다. 4형제 중 둘째인 수현씨가 2001년에, 막내 세현(35)씨가 2009년에 한의사가 된 데 이어, 셋째인 태현(40)씨도 지난 28일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태현씨는 “작년과 재작년에 계속 낙방한 상태라 이번에도 떨어지면 이혼당할 뻔했다”며 “지금도 합격한 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1998년 탈북한 태현씨는 한의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5년 먼저 탈북해 한의학을 전공한 형 수현씨가 한의사가 되라고 조언했지만 “너무 오래 공부하는 건 싫다”며 전문대 물리치료학과를 택했다. 하지만 2003년 졸업과 함께 마음을 고쳐먹고 상지대 한의학과에 입학했다.
“형 말을 듣고 한의학을 공부한 막내는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저는 선볼 때마다 번번이 퇴짜 맞았어요. 이러다간 장가도 못 가겠구나 싶어 동생 학교에 후배로 입학했죠.”
그 덕일까, 태현씨는 2004년 1월 결혼했다. 입학한 지 1년도 안 지나서다. 결혼 문제는 해결됐으나 공부는 쉽지 않았다. “북한에서는 한자를 잘 쓰지 않아요. 당연히 한자를 잘 모르죠. 그래서 3년간 옥편을 끼고 다니면서 거의 한자 공부만 했어요.”그렇게 공부했지만 고시는 쉽지 않았다. 태현씨는 “돈벌이도 시원찮은 상황에서 두 번이나 낙방해 생활이 어려웠다”며 “6개월은 막노동하고 6개월은 공부하는 식으로 3년을 살았다”고 했다.
삼형제를 한의사로 이끈 수현씨는 북한 청진의대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다가 1993년 탈북했다. 담당 공무원의 권유로 1995년 경희대 한의대에 편입해 2001년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작년 2월엔 청피(귤껍질)와 지골피(구기자 뿌리의 껍질)가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효과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탈북자 출신 한의학 박사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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