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을 먹고 있다."
이런 내용의 이집트 국영TV 보도를 본 은행원 레하브 살라(여)는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지난 6일 이 보도 내용을 스스로 확인하려고 타흐리르 광장을 찾았다.
광장에서는 늙은 여성과 어린 소년들이 치즈와 과자를 팔고 있었고, 일부 남자들은 둘러앉아 빵을 먹거나 노인들이 뜨거운 차를 마시는 모습만 보였다. 하지만 이집트 사회에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켄터키 치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8일 이번 이집트 사태에서 KFC가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지를 알려면 이른바 `외국 패스트푸드 심리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KFC 체인점은 이집트 전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KFC 메뉴는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더 유명하다. 하지만 KFC 메뉴는 이집트인들이 하루 일당이나 심지어 1주일 일당을 주고 사야 할 정도로 비싸 보통 사람은 구경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KFC는 이집트 사회에 침투한 서방 문화의 상징물이 됐고, 그만큼 그에 대한 반감도 크다고 LAT는 전했다.
은행원 살라는 7일 타흐리르 광장을 또다시 찾아 시위대원들에게 구운 빵을 전달했다. 이때도 지하철 안에서는 한 여성이 시위대들이 돈을 받고 있으며 KFC를 먹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살라는 이 여성과 주변 승객들을 향해 "내가 직접 가봤지만, 켄터키 치킨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타흐리르 광장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의 한 의사는 "그들은 외국에서 이번 시위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위는 분명히 이집트 국민이 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호스니 무바라크는 애국자이며 시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조종된다는 주장을 펴 이집트 국민을 현혹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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