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바라크 대통령 전격 사임… 권력 군부에 위임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 발표가 나오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고 있다.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사진)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권력을 군에 넘겨주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발표에 앞선 이 날 오후 군 참모총장을 대동, 헬리콥터 편으로 카이로의 대통령궁을 떠나 시나이 반도의 홍해 휴양지인 샤름-엘 셰이크로 향했다.
이에 따라 군은 의회활동을 중지시키고 내각을 해산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장과 이집트를 잠정 통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군이 민간에 정권을 이양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아 향후 군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집트 공화국 대통령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그는 군 최고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고 발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소식이 전해지자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인 카이로 타흐리르(해방) 광장에 모인 시민 수십만명은 “국민이 체제를 무너뜨렸다”며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시민혁명의 성공을 자축했다.
이집트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경축했고, 시내를 지나는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집트 야권 지도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집트가 수십년 간의 억압에서 해방됐다”며 “오늘은 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주되 오는 9월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이 운집하는 등 민주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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