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불법 체류자를 고용한 업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전국 50개 주의 1천개 회사에 고용 기록을 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미 이민세관국(ICE)은 지난해 10월1일 시작된 2011 회계연도 들어 지금까지 2천338개 기업의 불법 체류자 고용 여부를 조사해 157명의 고용주를 체포했고 7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에 통보된 1천개 기업까지 포함하면 2011 회계연도 조사 대상 업체는 3천338개로 늘어난다.
이는 이전 회계연도의 2천196개 기업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미 정부의 조사는 식품 생산, 정보기술 서비스 업체, 건설업체 등 중요 사회 기반시설로 분류된 지역의 업체에 집중 되고 있다.
이민옹호단체인 퓨히스패닉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1천100만명 정도의 불법 체류자가 있고 이들 중 3분의 2가 가짜 사회보장번호나 미국 시민의 신분증 등을 이용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농업 노동자는 70∼80% 정도가 불법 체류자로 파악될 정도로 불법 체류자들은 미국의 저임금 노동력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 고용 기업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면서 의류 제조업, 농산물 업체,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 일하던 불법 체류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다.
불법 체류자를 고용했다가 적발된 업체는 벌금과 기소, 탈세, 신분증 절도 및 위조, 정부 입찰 참여 금지, 소송에 따른 변호사 비용 부담 등 민ㆍ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불법 체류자들을 쫓아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강화된 조치로 값싼 노동력을 잃게 되자 불법 체류자 단속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왔던 미국 업계도 공개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랜디 존슨 미국 상공회의소 수석 부회장은 1천개 기업의 조사 통보가 발표되자 "기업들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생산성 손실과 변호사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번 조사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유리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라마 스미스(공화당, 텍사스) 미 하원 법사위원장은 "고용 업주에 대한 단속은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일자리를 찾게 만들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앞선 조지 부시 행정부와 달리 불법 체류자가 아니라 이들을 고용한 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불법 이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기업들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으면 불법 이민자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부시 행정부는 불법 체류자들을 체포하거나 추방했지만 고용 기업에 대해서는 거의 처벌하지 않았다.
또 오바마 행정부가 불법 이민 강경파들에게 단속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줘 이민법 개혁을 수월하게 추진하려는 전략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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