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문화적 자존심 관심없다"
"유럽 젊은이들은 미국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십걸’ 등 미국 TV시리즈를 모두 보기 때문에 머릿속으로는 사실 미국인이나 다름없습니다."
문화와 패션에서 자존심이 강한 파리의 10대들이 미국 패션브랜드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오후 샹젤리제 거리에 문을 연 미국 10대 의류브랜드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의 매장 앞에는 매장에 들어갈 차례를 기다리는 150여명의 10대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줄을 서 있던 10대 소녀들은 매장 앞에 서 있는 남자 모델들의 사진을 찍거나 스마트폰으로 애버크롬비 홈페이지에 접속해 옷 사진들을 검색하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10년 전만 해도 `세계화(Globalization)’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던 곳에서 미국 패션브랜드가 10대들의 환호성과 함께 환영받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유럽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와 패션에 대한 자존심이 강해 미국을 얕잡아봤었지만, 최근엔 유럽 젊은이들이 미국 문화와 패션에 열광하면서 아무런 거부감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애버크롬비 뿐 아니라 바나나 리퍼블릭도 올해 프랑스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갭은 작년에 밀라노에 매장을 개설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로마에도 점포를 낼 예정이며, 토미 힐피거와 마이클 코어스는 이미 파리에 대형 매장을 열었고 토리 버치도 첫 로마 점포를 열었다.
여성용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스 시크릿도 내년 런던에 첫 해외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0년대 중반에도 갭과 탤보트 등의 미국 브랜드가 유럽에 진출했다가 매출 부진으로 철수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화상태에 달한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려는 브랜드들의 노력과 인터넷 등에 힘입어 미국 문화와 패션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 유럽 젊은이들의 기호가 맞아떨어지면서 유럽에서 미국 브랜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밀라노의 소매 컨설팅업체 인터코퍼레이트의 아르만도 브란치니 사장은 "유럽 젊은이들은 점점 더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 돼가고 있으며 더이상 문화적 충돌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년층에서는 10대들의 이런 모습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신을 50대 후반이라고 소개한 안 마리 퓌졸은 "미국 문화는 좋지만 우리는 프랑스 문화도 지켜야 한다"면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전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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