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 기획 - 폭력적 게임에 멍드는 청소년들
여름방학을 맞아 폭력적 게임중독에 방치되는 청소년들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폭력성 짙은 비디오 및 인터넷 게임중독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한인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져 성적 저하는 물론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범죄에까지 연루되고 성인들도 가정 파괴에 이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긴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청소년들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더욱 게임에 빠져들 가능성이 많고, 또 연방 대법원이 미성년 대상 폭력적 게임판매 규제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려 학부모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인사회에서의 게임중독 실태와 문제점, 대책을 시리즈로 긴급 진단해 본다.
학업·인성발달 지장
현실과 가상 구분 못해
BB건 학교 갖고가기도
비즈니스 운영을 위해 부부가 함께 매일 집을 비우는 김모씨 부부는 외로워하는 외동아들을 위해 4년 전 고가의 비디오 게임 시스템을 사줬다.
그런데 현재 14세가 된 김씨 부부의 아들은 총격장면이 난무하는 폭력적 비디오 게임에 빠진 끝에 중독 증상을 보여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결국 얼마전 학교에 BB건을 가지고 가 친구들에게 겨눴다가 퇴학을 당하고 말았다. 혼자 있는 아들을 위해 사준 비디오 게임이 아들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이다.
LA의 이모 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한인 조기유학생은 박모(16)군의 부모가 최근 한국에서 LA에 왔다. 미성년자인 아들과 함께 법정에 출두하기 위해서다.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박군은 학교만 끝나면 PC방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하루 대 여섯시간씩 게임에 몰두했고 담배까지 피웠고 어느날 순찰 경찰에 적발돼 법원 출두명령을 받았다.
유학 초기에는 상당히 공부를 잘했지만 지금은 성적은 바닥까지 떨어져 유학생활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과다한 비디오 게임 중독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안증세나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이거나 범죄에까지 연루되는 청소년들의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내 학생 50% 이상이 게임 때문에 과제를 이행하지 못하거나 학업에 뒤처지고 있고 경찰과 형사법 전문 변호사들은 최근 들어 게임중독으로 각종 범죄에 휘말려 법정을 드나드는 한인 청소년들 케이스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LA 한인가정상담소에 따르면 각종 문제로 상담소를 찾는 한인 14~17세 남녀 중 80% 이상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게임 혹은 인터넷에 낭비하는 등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웬만한 한인 가정에서는 자녀가 인터넷 및 비디오 게임을 못하게 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웨스트LA에 사는 학부모 이모(38)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닌텐도에 몰두하더니 벌써부터 인터넷에서 총격 장면 등이 많은 게임을 찾아 하게 해달라고 조르는 통에 골치가 아프다”며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인가정상담소 안현미 카운슬러는 “게임 중독은 마약이나 알콜 중독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제이지만 학부모들에게는 쉽게 큰 문제로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청소년 시기에는 판단기준이 흐리고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게임을 접할 때에는 그에 대한 영상이 머리에 잔상으로 남아 실상과 사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어 안 카운슬러는 “이제는 비디오 게임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유치원생까지 게임을 쉽게 접하는 시대가 됐고 대부분의 게임중독자들은 자신이 게임중독에 빠진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은 충동조절능력이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아 본인의 욕구가 총족되지 않으면 극도로 예민해지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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