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이 사람의 얼굴과 홍채를 스캔해 범죄용의자를 식별해낼 수 있는 모바일 기기를 조만간 지급할 예정이어서 인권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스마트폰에 부착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 기기가 범죄용의자 단속과 테러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들은 이 기기를 이용해 얼굴과 홍채를 스캔하는 것이 영장이 필요한 `수색’에 해당하는 행위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소재 B12 테크놀로지스사가 제작한 `모리스(MORIS)’라는 이 기기는 아이폰 뒤에 부착해 경찰관이 간편하게 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약 1.5m 떨어진 거리에서 사람의 얼굴을 사진 찍거나 15㎝ 거리에서 사람 안구의 홍채를 스캔한 뒤 범죄기록 데이터베이스에 접속, 범죄 용의자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이 기기는 얼굴과 홍채 외에 지문도 채취할 수 있다. 가격은 대당 약 3천달러 수준이며 아이폰 외에 안드로이드폰용 버전도 곧 개발될 예정이다.
이런 휴대용 인식기기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이 무장단체 조직원 등을 식별하는 데 사용하는 등 일부 사용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최근 얼굴인식기술을 도입한 바 있지만, 사법당국이 미국 내 경찰에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사법당국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이 기기를 경찰 등에 일부 지급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얼굴ㆍ홍채 인식 기기 사용에 대해 남용과 인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를 지나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소지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경찰이 특정 행인을 지목해 불러세운 경우엔 이와 다른 법적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법원 판례는 개인의 지문을 채취할 때는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발달로 생겨난 영역인 얼굴이나 홍채 인식의 경우엔 법적 규정이나 판례가 없어 이른바 인권침해의 `회색지대’로 남아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의심할 만한 적정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국한해 이 기기를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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