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 도로를 지나는 한 스쿨버스에서 시커먼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서머스쿨 프로그램에 등록해 LA 한인타운에서 스쿨버스로 통학하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이모(37)씨. 이씨는 집에 돌아오는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나갔다가 아들이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스쿨버스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는 아들을 향해 버스에서 시커먼 매연이 뿜어져 나와 아들이 이를 모두 뒤집어쓴 것이다. 이씨는 “스쿨버스의 매연이 저렇게 심각한데 교육구가 어떻게 친환경 교육을 강조하는지 모르겠다”며 “교육은 둘째 치고 아이의 건강을 해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아이들 숨쉬기도 힘들 정도”
대부분 차량 노후·구형 디젤 엔진 사용
주정부 예산 없어 문제 해결 쉽지 않아
글렌데일에 사는 한인 학부모 최모(34)씨는 지난 학기부터 자녀의 스쿨버스 통학 대신 직접 학교에 데려다 주고 있다. 매연이 심해 딸이 집에만 오면 기침을 하는 것 같아 아예 스쿨버스를 타지 못하게 한 것. 최씨는 “아이들이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매연문제가 심각하다”며 “등하교 시간이 되면 학교 인근은 스쿨버스의 매연으로 가득 찰 정도”라고 전했다.
LA 통합교육구(LAUSD)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 교육구들이 운영하는 스쿨버스의 매연문제가 심각한 상태여서 한인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LAUSD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육구가 계약을 맺고 운영하고 있는 스쿨버스는 대부분 노후된 차량들이고 구형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버스가 많아 시커먼 매연을 뿜어내는 차량들이 대다수다.
LAUSD의 경우 매연 배출도가 높은 노후된 스쿨버스들을 매연이 거의 없는 ‘압축천연개스’(CNG) 연료 차량으로 교체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노후 버스가 전체의 66%에 달하는 실정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스쿨버스 매연문제가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교육구 측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매연버스 수리 및 노후 차량 교체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정부 예산삭감 등에 따른 재정압박으로 신속한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LAUSD 관계자는 “최근 402대의 스쿨버스를 CNG 버스로 교체하기도 했으며 매년 스쿨버스들의 매연 수위를 점검하고 주정부의 기준치를 벗어난 버스에 대해서는 수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노후 버스들의 매연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주정부의 재정삭감으로 버스 교체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현실이”이라고 말했다.
예일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스쿨버스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디젤유의 독성 입자들은 버스 밖보다 오히려 차내에 5~10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고 이는 폐암,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돼 우려를 낳고 있다.
한인타운의 한 소아과 전문의는 “아이들의 경우 심한 매연에 노출되면 천식과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고 호흡기 관련 합병증과 암발병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실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쿨버스를 타는 학생들은 승용차로 등하교한 학생보다 일생 동안 암에 걸릴 확률이 4% 높다는 분석도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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