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도심 한복판에 설치된 ‘섹스 심벌’ 마를린 먼로의 초대형 동상에 대한 찬반 논란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시카고 미시간 애비뉴의 ‘파이오니아 코트(Pioneer Court)’에 설치된 8m 높이의 먼로 동상이 관광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으나 동시에 도시의 격에 걸맞지 않은 ‘퇴폐적 상업주의’라는 비난도 크게 일고 있다.
조형 예술가 J. 슈어드 존슨(81)이 제작한 이 동상은 먼로가 영화 ‘7년 만의 외출(1955년 작)’에서 지하철 환기구 바람에 날리는 하얀 원피스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잡는 포즈를 하고 있다.
존슨의 작품 속 먼로는 영화 속 실제 모습보다 허벅지와 속옷을 더 많이 드러내놓고 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날 오전 9시께 먼로의 치맛자락 속을 흘끔거리며 그녀의 다리에 기대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이미 30명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문화평론가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천박한 조형물"이라며 "존슨은 먼로 동상을 통해 관음증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여성학자는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 영화 이론가 로라 멀베이의 말을 인용, "남성들은 먼로의 동상을 마음껏 올려다보면서 여성에 대한 지배적 위치에 있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며 "먼로 조형물은 가부장적 사회규범을 강화하는 도구"라고 지적했다.
또 한 시민은 "여름이 지나고 날이 추워지면 먼로의 동상이 얼마나 더 흉물스러워 보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먼로 동상은 내년 봄까지 시카고에 전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벌써 조기 철거 주장도 일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온라인을 통해 먼로 동상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18일 현재까지 총 투표자 3천536명의 가운데 단 40%(1천416표)가 ‘좋은 예술품’이라고 응답했고 다수인 60%(2천120표)는 ‘천박한 조형물’이라고 답했다.
한편 ‘파이오니아 코트’의 전시를 책임지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젤러 리얼리티 그룹(Zeller Realty Group)’ 측은 "먼로는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이고 대중예술의 특징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것"이라면서 "존슨은 유머감각이 넘치는 작가다. 그의 경쾌한 의도를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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