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채무상환유예(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해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벌써 파국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월가 금융기관들이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 헤지 조치를 취하는 한편 막판에 여야 정치권이 극적인 타협을 이루었을 때에 대비해 이득을 취할 묘수는 없는지를 찾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월가에서 미국 국채는 부도가 나지 않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돼 금융거래에서 현금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최근 은행들은 자기보유 및 고객보유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이 국채가 앞으로도 자산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재검토하고 있다.
또 국채보유 비중이 높은 뮤추얼펀드들은 미국 국채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을 때도 국채를 계속 보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사회에 설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헤지펀드들은 미국 국채 투매현상이 일어날 때 재빨리 이를 사모을수 있도록 현금자산을 비축한 상태다.
미국의 신용등급을 결정하게될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미국이 디폴트 사태를 맞게될 경우 이에 영향을 받을만한 기관들, 예를 들어 보험업체나 각 주의 재정상태를 살피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이나 주 정부는 미국 디폴트 시 신용등급 동반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는 주 당국에서는 주 채무를 제때 상환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달래고 있다.
이런 비상조치들은 모두 오는 8월2일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한협상 시한에 맞춰져 있다.
물론 월가에서는 여전히 정치권의 협상이 타결돼 디폴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부 영향을 받고 있는게 사실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연방정부가 다음달로 예정된 정부 지불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채권 매도를 하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디폴트 우려가 크지는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투자자들의 우려는 모래성 위에 모래알을 떨어뜨리는 수준이지만 어느 한 순간 갑자기 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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