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명언을 인용하며, 러시아와 체결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고 공화당을 압박했다.
포르투갈 리스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인터넷 및 라디오 연설을 통해 새 START 협정을 ‘레임덕 회기’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을 압박하기 위해 공화당 출신의 거물 대통령이었던 레이건을 연설에 등장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공화당은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교훈을 내팽개쳤다"면서 러시아에 사찰관을 두고 전략 핵무기를 추적할 수 있는 검증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 협정에 대한 조속한 비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새 START 비준은 지금까지 5개 행정부에 걸쳐 진행돼온 핵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의 장거리 핵탄두를 현재의 3분의 1로 감축하는 것으로, 미국의 국가안보에 긴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콜린 파월, 조지 슐츠, 제임스 베이커, 헨리 키신저 등 공화당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인사들이 이 협정을 지지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그는 현직에서는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이 이 협정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국가안보보다 정치를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일 상원이 지난 6개월 동안 18차례의 청문회를 거치면서 1천개가 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청취했으면서도 금년 안에 비준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내년 1월 우리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개회 중인 레임덕 회기 안에 새 START에 대한 의회 비준동의를 이끌어내려는 이유는 내년부터는 11.2 중간선거 결과로 상원 내 민주당 의석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새 START의 비준동의를 위해서는 상원 정수(100석)의 3분의 2인 67석을 확보해야 하는데, 공화당 의석은 현재 41석에서 내년에는 6석이 불어난 47석이 되기 때문에 그만큼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할 상황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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