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대변인 "北도발, 회담으로 대체 못해"
전문가 "겉도는 中 개입해야"…"승리할 생각 못하면 패배"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중국이 다음달 초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협의를 갖자고 한 데 대해 한국과 미국의 반응이 냉담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타임스(NYT)와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새 협의를 모색하고 있으나 한미 양국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NYT는 28일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중국이 강력한 억제조치를 취하도록 며칠째 촉구하고 있으나 베이징(北京)은 지금까지 적어도 공개적으론 다루기 힘든 동맹국 북한을 비난하기를 거부해왔다며 중국의 6자협의 요청은 한국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중국이 북한의 최근 행동을 논의하기 위해 6자 본회담 재개를 요청하거나 당사국을 초청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WSJ는 29일 중국의 6자협의 제안에 한국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특사자격으로 방한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에게 "지금은 (6자회담 등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 중국이 더 공정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등 `냉랭하게(coolly)’ 반응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가 중국 제의를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있으나 "회담들이 북한의 행동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책임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하도록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중국이 한반도 긴장 확대를 막기 위해 한국에 특사를 보내고 6자협의를 제안하는 등 강도있는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한국으로부터 차가운(chilly) 대접을 받았다며 중국이 6자회담에 다시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호언한 북한이 입장을 바꾸도록 영향력을 넣을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WP는 한미 양국 관리들이 북한의 도발행위를 협상으로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일본이 6자협상으로 되돌아갈지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 작업을 중단할 때까지 회담을 재개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왔으며 한국 외교부도 논평을 통해 "중국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고 WP는 부연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북한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이 서울-베이징 왕복외교 후 6자협의를 제의했으나 이 대통령과 외교부 논평을 근거로 한국이 반응이 냉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중국이 북한에 천안함 침몰 및 연평도 포격 사건의 책임을 묻는 것을 거부한 데 대해 기분이 상했다(stung)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한국 외교부 논평 보도 등을 인용해 6자협의안에 대한 한국과 동맹국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제문제 전문가로 `글로벌 스트래티지 프로젝트(GSP)를 설립한 마르코 비센지노는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북한의 도발행위와 관련한 국제적 비난.제재 과정에서 "계속 겉돌고(odd-man out) 있다"면서 "중국의 사실상 조용한 밀실(backroom) 외교는 성과를 보지 못했다. 현재 한반도 위기는 더 공세적인 집단적 조치를 필요로 한다. 중국이 북한에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언론인 겸 작가인 조지 조나스는 캐나다 영자신문 `내셔널 포스트’에 쓴 기고문에서 "연평도 포격사건은 김정은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인정을 받은 김정일 일가가 (도발행위를) 강행하고 있다"며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이 말한 대로 `(전쟁에서) 승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there is no substitute for victory)’. 그러나 승리할 생각이 없으면 대신할 게 있는데 그걸 우리는 패배(defeat)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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