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은 어린이는 물론이고 성인들에게서도 발견하게 되는 습관적인 문제 행동이다. 이 행동 자체가 그리 바람직한 것이 아니고 위생상으로도 문제가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기피하는 행동이어서 자녀들에게서 이런 행동이 발견되면 부모는 놀랄 수밖에 없다. 정신과적 입장에서는 일종의 강박장애라고도 하며 우리 조상들은 교조증(咬爪症) 또는 교조벽(咬爪癖)이라는 이름까지 부여한 것으로 보아 이런 습관적 행동은 예전에도 부모들의 적지 않은 걱정거리였음을 알게 한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대체로 공격적 충동이 있을 때나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타인을 공격하기보다는 자기 손톱을 깨물면서 이를 극복하려는 기제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지만 부부간이나 부모자식 간 또는 가정 내의 여러 문제들 때문에 느끼는 불안이나 불만 등이 원인일 수도 있으며 입고 다니는 옷이나 생김새 등에 대한 부모, 교사 또는 또래들로부터의 놀림이나 따돌림 등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공격적 충동에 기인한다는 이론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거나 적응을 하지 못했을 때에도 이러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도 있다.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크면 클수록 많은 것, 높은 성취수준을 기대하게 되어 이것저것 요구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부모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아이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부모에게 야단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으로 이어지는데 심한 경우에는 자해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는 한두 손가락의 손톱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열 손가락의 손톱 모두를 뜯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발톱을 물어뜯는 사례까지도 있다.
손톱 물어뜯는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나름대로의 비방(秘方)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정환경과 부모의 양육태도이다. 물론 손톱을 물어뜯는 정도의 나이라면 주변의 시선을 생각할 수 있는 발달단계와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좋은 말로 손톱을 뜯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도 있다. 어떤 부모는 손톱에 예쁜 매니큐어를 발라주어서 문제행동을 고쳤다는 이야기도 있고, 손톱 끝에 밴드를 붙여서 아예 자기 손톱을 볼 수 없게 만들어 물어뜯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서 효과를 보았다는 부모도 있다.
그러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고 해서 이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어 고쳐 보려고 야단을 치거나 못하도록 금지시키면 불안 장애를 겪거나 이 버릇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점과 함께 도피 또는 회피행동을 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문제행동을 수정해 보려는 부모들은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뿐만이 아니라 그 행동의 이면에 있는 관련 변인들까지를 고려해서 치료나 수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동시에 아이의 이러한 행동이 혹시 가정 문제나 부부간의 불화 또는 양육방법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나 왜곡 또는 결함을 알려 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 스스로가 자신과 가정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모의 과잉보호나 지나친 요구와 기대 또는 형제들 간의 불화 등의 환경적 요인이 문제행동의 원인으로 지목 되었다면 이러한 요인들부터 제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 방법이며 순서일 것이다. 따라서 손톱을 물어뜯는 그 행동 자체도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하지만 그 행동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원인을 살펴 이를 해결해 주려는 노력이 문제해결의 첩경일 것이다.
이규성
프로그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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